몸값 치솟는 아세안, 美·印과 연이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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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11-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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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세안 국가 정상들. [사진=AFP·연합뉴스]

미·중 패권 전쟁의 각축장으로 떠오른 동남아의 몸값이 날로 치솟는 모습이다.  

12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아세안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아세안이 지난 2015년에 외교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지 7년 만으로, 앞서 올해 5월 열린 미국-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는 양자 간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미국과 아세안은 앞으로 보건, 기후, 환경, 에너지, 전자상거래, 해사 등 각종 영역에 걸쳐 협력을 확대하게 된다.

이날 백악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청정 에너지 전환, 교육 보급, 보건 시스템 강화, 인권 향상 등과 관련해 2022년 아세안 국가들에 총 8.6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전기차 등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했던 지원 규모가 1.5억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아세안의 '몸값'이 수직 상승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세안은 나의 임기 중 인도-태평양 전략의 심장이다"라며 아세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미국-아세안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개시하는 가운데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걸음을 내디뎠다"며, 이 관계를 토대로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이슈들을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이에 대해 "오늘 아세안-미국 관계는 새로운 이정비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미·중 관계와 관련해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서 긴장을 관리하고 최고위층에서 상호 간 신뢰를 쌓으면서 모두스 비벤디(잠정적 협정)를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세안은 또한 12일에 인도와도 정상회담을 갖고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자그딥 단카르 인도 부통령은 아세안에 대해 "인도의 신동방정책의 중요한 축이며 인도의 인도-태평양 이니셔티브의 중심부이다"라며 "앞으로를 내다볼 때, 떨쳐버릴 수 없는 불확실한 지정학적 지형들이 보인다. 이를 넘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협력을 확대하고 전략적 신뢰를 심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세안은 작년 10월에는 중국, 호주와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이처럼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세안에 대한 주요국들의 구애도 덩달아 심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역시 2024년에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을 기념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 관계를 맺기로 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 교수이자 정치학자인 총자란은 "아세안 국가들은 이 모든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찾을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이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을지 양측을 다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세안 정상회담이 13일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15~16일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18~19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APEC 정상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이번주 동남아에서의 외교전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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