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시한폭탄] 증권사 PF 사실상 올스톱… 금융당국 특단의 해결책 없이는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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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10-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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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아주경제 DB]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가 마비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자금을 빌려줬던 증권사로 부실사태가 터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증권사에서 진행되는 신규 부동산 PF 관련 딜이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지난 6월 기준 112조원을 기록했다. 만기가 짧은 PF 유동화증권 등을 합치면 150조원대로 늘어난다.
 
금리도 요동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등급 A1 기준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연 4.1%를 기록했다. 연 4%대는 글로벌위기 당시인 2009년 1월말 이후 13년 만이다.
 
자산유동화증권(ABCP)은 유동화 전문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C)가 매출채권, 부동산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 ABCP는 부동산 관련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기업어음을 가리킨다. ABCP를 발행하려면 SPC가 금융위원회에 ABCP 발행계획을 등록하고 자산 보유자가 SPC에 자산을 양도하면 신용평가회사가 유동화증권에 대한 평가등급을 부여한다.
 
최근 문제가 된 레고랜드 ABCP의 경우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레고랜드 건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SPC인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2050억원 규모로 ABCP를 발행한 것이다. 당시 신용평가사는 강원도가 지급보증에 나섰기 때문에 최고등급인 A1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ABCP 만기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GJC회생신청 계획을 밝혔다. BNK투자증권은 차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기한이익상실(EOD)을 통보했다. 이후 강원도는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시장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의 위기감이 찾아오자 PF 유동화증권 차환금리가 급등하며 대다수 차환이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증권사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시장의 불안을 떨쳐내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에 자금을 투입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채안펀드는 채권시장이 막히며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때 금융기관 등이 기업의 유동성과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든 펀드다. 현재는 최대 20조원까지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고, 국고채와 회사채의 과도한 스프레드(금리) 차이를 해소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1조6000억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재가동하고, 캐피털콜(투자자금 일부를 선제 집행한 후 잔여 액수를 수요에 따라 집행하는 방식)도 즉각 준비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금융당국 대책 실효성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인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단기금융에 대한 구체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상훈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서장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대책은 지원규모, 방식 등 현 상황을 구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현재 증권사들 체력으로 버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상황이 장기화되면 금융권 전반에 부담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사도 내부적인 대처에 나섰다. 일부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부동산 PF 관련 부서인원을 감축하거나 조직을 없애는 등 대처에 나섰다. 실제로 하나증권은 최근 부동산PF 관련 사업을 담당했던 구조화금융본부 직원들을 IB 부서 내 다른 본부로 편제하며 본부를 해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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