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시리 AI와 애플 인텔리전스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새 시리는 이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인식하며, 이전 대화 흐름을 참고해 답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핵심 기능은 개인화와 맥락 이해다. 시리 AI는 메시지나 앱 안에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이용자 요청을 처리할 수 있다. 연락처에 저장하지 않은 주소가 메시지에 남아 있으면 이를 찾아 일정, 길찾기, 답변 작성 등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웹 정보 접근과 이미지 이해 기능도 강화됐다.
이번 개편에는 구글 제미나이 모델이 활용된다. 애플은 자체 기기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를 통해 AI 기능을 처리해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체 모델만으로 모든 기능을 구현하기보다 외부 AI 모델을 일부 결합해 시리 성능을 보강하는 전략이다.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애플 주가는 발표 당일 1.9%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애플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뒤집을 만한 강한 신호를 기대했지만, 발표 내용은 예상 범위 안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기 수익 가능성은 남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개편된 시리가 성공할 경우 애플이 2030년까지 150억~300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봤다. AI 비서가 검색, 앱 실행, 일정 관리, 결제, 전자상거래까지 연결되면 아이폰 생태계 안에서 새 수익 경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표는 애플이 외부 AI 모델을 결합해 시리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 전환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2024년부터 시리 개선을 예고했지만 출시가 지연되면서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AI 대응이 늦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평가는 출시 이후 기능 완성도와 이용자 체감, 지역별 서비스 확대 속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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