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DB하이텍 '쪼개기 상장'에 뿔난 개미들···회사 측에 '인적분할' 직접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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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10-1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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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안건 상정 임시주총 소집 요구

  • DB하이텍 소액주주, 내용 증명 발송

  • 재계, 인적분할 대세 될지 관심집중

기업의 물적분할을 저지하려는 소액주주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물적분할을 통한 '쪼개기 상장'을 저지하는 수준을 넘어 회사에 인적분할을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에서도 입법을 통해 소액주주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재계에서 인적분할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를 잡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이날 회사 측에 ‘DB하이텍 인적분할 제안 통보’라는 제목의 내용 증명을 보냈다. 핵심 내용은 인적분할 안건을 단독으로 상정하는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20일까지 회신할 것을 회사에 요청했다.

앞서 DB하이텍은 파운드리 사업부와 브랜드 사업부(팹리스)의 물적분할을 검토했다. 전문성 강화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설계 사업 분사 검토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한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었다. 하지만 주가 하락 등에 따른 대규모 피해를 우려한 소액주주들이 뭉친 연대가 적극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소액주주연대가 물적분할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주주가치 훼손을 막겠다는 목적에서다. 과거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할 혹은 SK케미칼의 SK바이오사이언스 분할 등의 사례에서도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 후 대규모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었다. DB하이텍도 물적분할 검토 사실이 처음 공개된 지난 7월 12일 하루 만에 주가가 15.7%가 하락하기도 했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인적분할 외에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과 같은 주주친화 정책은 투 트랙(Two Track)으로 지속해서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DB하이텍의 사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가 나서 물적분할 추진을 직접 중단시키고, 인적분할까지 제안하고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진다면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아울러 최근 정부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으로 고질적인 물적분할에 따른 소액주주의 피해와 관련 입법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까지 관련 법을 개정하고 나선 만큼 기업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DB하이텍이 인적분할 방안을 받아들일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DB하이텍이 지배구조 개편 방안 대규모 수정을 받아들일지 확실치 않다는 분석에서다. 자칫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분할 관련 안건이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DB하이텍 충북 상우 파운드리 공장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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