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재홍 기정원장 "디지털플랫폼 정부 전환에 전력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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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2-09-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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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원장 인터뷰

  • "기정원 내부혁신·중기 공공데이터 제공 집중"

  • "R&D 인력양성·소상공인 디지털 경쟁력 강화"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기정원 수도권평가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데이터 행정서비스를 위한 내부 혁신, 중소·벤처기업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공공데이터 제공,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소상공인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하겠습니다.”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기정원) 원장은 지난 2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기정원은 새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방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정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유일한 중소기업 R&D 지원 전문기관이다. R&D 관련 정부 출연금을 받아 유망 혁신 중소·벤처기업에 집행·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기정원은 올해 기관 설립 20주년, 직원 300명, 예산 2조원 시대를 맞았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기정원 수도권평가실에서 만난 이 원장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전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 원장은 “현재는 데이터의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정원이 보유하고 있는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활용하기 위해 정형화된 데이터로 만드는 R&D 데이터 브리지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정원은 자체 보유 데이터 1억2000만건에 대한 가치 분석과 내·외부 대상 수요 조사를 거쳐 데이터 서비스 30종을 발굴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에 근거한 행정 혁신을 이루고 중소기업을 위한 스마트 데이터 서비스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이 원장은 내부 디지털 혁신을 위한 행보로 스마트R&D평가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그는 “R&D 평가 결과 보고나 중복성 요건 검토 업무 등 단순 반복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스마트R&D평가시스템 도입 전 대비 82%, 총 1338시간을 단축했다”고 소개했다.
 
기정원은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원에도 집중하고 있다. 중소 제조업의 인공지능(AI) 플랫폼 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를 통해서다. KAMP는 데이터 저장·분석 인프라, AI 개발·활용 도구, 인공지능 데이터셋과 표준모델, AI 제조 솔루션 등을 한곳에 모아 중소 제조업의 인공지능화를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이다.
 
이 원장은 “KAMP의 컴퓨팅을 통해 검증을 마친 양질의 AI 솔루션이 200개사의 공정 문제 해결에 활용돼 도입 기업의 만족도가 전년보다 11% 늘어난 94%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올해 12월에는 기업들이 제조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마이제조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한다.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기정원 수도권평가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기정원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1년 공공데이터 제공운영실태 평가’에서 3년 연속 최고 등급인 우수를 획득하기도 했다. KAMP를 통해 영세 중소 제조기업이 자체 역량으로 얻기 어려운 AI 기반 제조 데이터를 개방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R&D 인력 양성도 이 원장이 지목한 기정원의 핵심 과제다. 이 원장은 “지방 중소기업 현장에 직접 가보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돈이나 마케팅보다는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위한 R&D, 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고용과 유지까지 총괄하는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기정원은 연구인력지원사업을 고도화해 맞춤형 인재 양성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소상공인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중소·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지원과 달리 소상공인 디지털 지원은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정원은 소상공인의 서비스 혁신·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원 한도는 최대 4억원이다. 소상공인과 지역 대학을 연계해 지원하는 ‘생활혁신개발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스마트 전통시장·상점가 R&D 사업’을 통해 최대 2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 “스마트공장 3만개 구축 달성 예상···25% 고도화 진입”
 
기정원은 플랫폼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과 달리 제조 중소기업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스마트공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원장은 “기정원은 국내 중소·벤처기업에 대해 스마트공장을 지원하는 유일한 기관”이라며 “올해 스마트공장 3만개 구축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만개에 가까운 스마트공장 중 25%가 이미 고도화에 진입했다”며 “그간 스마트공장 저변 확대에 집중했다면 이제 스마트공장 활용률을 높이는 질적 지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정원은 지난해 예비타당성을 통과한 스마트 제조혁신 R&D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국비 총 3160억원이 투입된다. 첨단 제조, 유연 생산, 현장 적용 분야 등 3대 분야를 지원한다. 중기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협업으로 데이터, 네트워크, AI 기반 스마트공장 공급 기술 고도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국내 업종별 스마트공장 선도 사례로 ‘K-스마트등대공장’ 15개를 신규 발굴해 3년간 최대 12억원을 지원한다.
 
업종별로 등대 기능을 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표준모델 구축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유사 제조공정·업종을 가진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통 솔루션 구축을 지원하는 ‘업종별 특화 스마트공장’ 사업도 진행한다.
 
이 원장은 “데이터·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협업 수요가 있는 기업을 스마트공장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업종별 특화 스마트공장을 100개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정원은 탄소 저감에 효과적인 특화 스마트공장도 지원한다. 이 원장은 “에너지 효율 향상, 저탄소 경제 전환을 돕는 탄소중립형 스마트공장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진단·설계 상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탄소 저감 공정혁신, 고효율 설비 개선 등 탄소중립 3대 묶음 패키지로 기업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기정원 수도권평가실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산학연 플랫폼 만들어 中企 경쟁력 끌어올린다
 
이 원장은 바이오 창업 기업 육성도 기정원이 추진 중인 핵심 과제 중 하나라고 했다. 이 원장은 “미국 보스턴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한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이 사업이 예비타당성을 통과해 내년부터 9년간 272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 송도에 한국형 랩센트럴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2026년부터 총 120개 혁신 창업 기업을 발굴·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원장은 산업계·학계·연구기관(산학연)이 협력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중소기업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기정원은 현재 산학연 플랫폼 협력기술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응 중이다.
 
이 원장은 포스코가 구축한 ‘체인지업 그라운드’와 같은 벤처·스타트업 창업 인큐베이팅 센터를 세우겠다는 각오다. 이 원장은 “포항에는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등 산학연 R&D 인프라가 모여 있다”며 “포항 생태계는 대학의 원천기술과 우수 연구장비 활용, 연구 인력 등 산학연 협력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플랫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획-신기술·신제품 개발-실증-사업화 기술 개발-컨설팅’ 등 원스톱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플랫폼에 기업 지원 내용과 지원 규모를 설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연구진에 대해 자율성 보장과 참여 동기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 “중소·벤처기업 위한 다리 역할···소통으로 이끌 것”
 
2년 6개월간 기정원을 이끌어온 이 원장은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양자역학에 대입해 언급했다. 이 원장은 “양자는 관찰하거나 상호작용하면 입자로 존재하고, 관측되지 않거나 상호작용하지 않으면 파동으로 머무른다”며 “기정원이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삼고 있는 것은 상호작용, 즉 소통”이라고 했다.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염두에 두고 일하는 기관이 되겠다는 일성이다. 기정원은 R&D 고객을 대상으로 챗봇 자동상담시스템을 도입했고 R&D고객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원장은 소통을 토대로 기정원 홍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아직도 기정원에 대해 잘 몰라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도 많다”며 “정부 R&D 사업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 기정원에 궁금한 점을 적극적으로 묻고 활용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이재홍 기정원장은
 
이 원장은 제27회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공직에 입문했다. 이 원장은 ICT 분야 전문성을 갖춘 정통 기술 관료로 꼽힌다. 이후 산업자원부 산업혁신과장,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정책과장,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2020년 2월 제7대 기정원장으로 취임했다.
 
2017년 공직생활을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을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기회>라는 저서에 녹여냈다. 이 책은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돼 전국 고등학교에 보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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