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 브리핑] 美 핵항모 부산 입항에 北 '힌남노' 주시하며 '살라미 전술'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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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2-09-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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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부산항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호. [사진=연합뉴스]

미 7함대 소속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이달 말 부산에 입항한다. 미 핵 항모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던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을 거부한 북한은 이번주 연이은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다. 북한은 오는 7일 우리나라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를 수도 평양에서 개최한다. 9일에는 국가적 명절 중 하나인 정권 수립 기념일(9·9절) 74주년을 맞는다.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맹비난한 데 이어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에 대한 추가적인 메시지나 무력 도발 등을 감행할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5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호 입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적시 전개와 확장 억제 실효성 강화 측면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 전략자산 적시 전개와 확장억제의 실효성 강화에 합의한 것을 이행하는 차원이다. 이종섭 국방장관 등 안보 당국자들이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해 전략자산 전개 방안을 미측과 논의한 것에 대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레이건호는 입항 후 일주일가량 머무르며 우리 해군과 해상 연합훈련과 친선 교류활동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일정은 현재 한·미 간에 조율되고 있으며 우리 해군에서는 이지스구축함 등이 연합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2003년 취역한 로널드 레이건호는 슈퍼호넷(F/A-18)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E-2D)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다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일본 요코스카가 모항인 레이건함은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당시 중국의 군사적인 위협에 맞서 대만 인근 해역에서 활동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7월 27일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서 ‘전멸’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와의 대결을 공식화했다. 김여정 부부장 역시 '북한에서 유행한 코로나19가 남한 측으로부터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예고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제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UFS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중국·러시아의 다국적 군사 연습 ‘보스토크(동방)-2022’ 훈련이 오는 7일까지 진행되는 것을 틈타,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변수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다. 북한은 그동안 태풍이나 장마 등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무력 도발을 하지 않았다. 자연재해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에 살라미전술로 일관해 왔다는 점에서 제7차 핵실험이 머지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살라미전술이란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를 슬라이스하듯 원하는 목표를 조금씩 밀고 나가는 협상 전략을 의미한다.
 
북한은 2005년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안전을 보장받는다는 ‘9·19 공동성명’ 1년 뒤 핵실험을 강행했다. 또 북한은 2007년 미국과 2·13 합의 뒤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빠지게 됐지만, 이듬해 장거리 미사일을 쏘고 2차 핵실험을 했다. 2012년에는 핵·미사일 실험 유예와 대북 지원 내용이 포함된 ‘2·29 합의’ 두 달 뒤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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