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동그라미 주현영이 말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달라진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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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09-0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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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코리아 '주기자가 간다'를 통해 이름을 알린 주현영. 그는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와 함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달라진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주현영 배우 [사진=AIMC]

Q. SNL을 비롯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주현영 배우님께서 나오는 것들은 다 잘되는 것 같아요.
A. 저는 어안이 벙벙한 게 커요. 운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불안할 정도로 내가 이후의 행운들을 다 몰아서 쓰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운 같은 천운의 일들이라서 잘된 이유가 뭘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지는 않았어요.
 
Q.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어떠세요?
A. 처음에 꿈꿨던 건 다 만끽 하고 있는 것 같아요. SNL도 저한테는 너무 큰 꿈의 무대였고 우영우 같은 경우도 유인식 감독님께서 자이언트라는 드라마를 하셨었는데 제가 그 드라마의 찐팬이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하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고 호흡을 맞추게 된 은빈 선배 또한 정말 오랫동안 연기를 하셨잖아요. 그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들을 보면서 너무 많이 배웠기 때문에 여러 의미에서 영광스러운 경험이었어요.
 
Q.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요?
A. 모든 선배님들이 좋았다고 얘기를 하셨을 텐데 좋아야만 될 것 같아서 좋았던 게 아니라 모든 선배님들이 표현에 인색한 분들이 한분도 안 계셨어요. 좋으면 좋다고 얘기를 하고 보고싶으면 보고 싶다고 얘기를 하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이나 배려를 숨기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고 다 표현하면서 지냈어요. 그리고 모두가 개그 욕심이 있어서 서로 웃겨주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Q. 사람들이 배우님을 보면 코미디언 같다고 하더라고요.
A. 사실 그런 부분이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개그맨 개그우먼 선배님들을 존경했었고 다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제가 정말 힘들 때 그분들의 영상을 보면서 많이 힐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그런 역할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고 우려해주시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고 그걸 사람들이 좋아해준다는 것 자체만으로 좋은 것 같아요.
 
Q. 처음에 촬영하면서 상상했던 이미지와 달랐던 부분이 있나요?
A.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는 이렇게까지 풍성하게 펼쳐질지 몰랐어요. 대사만 읽었을 때는 그려지지 않았던 부분들도 있었는데 작가님과 감독님께서 캐스팅을 해주신 배우 선배님들께서 그 대사를 소화하실 때 너무 찰떡처럼 잘 붙더라고요. 그리고 굉장히 어려운 말이나 여러번 생각해야 될 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말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주는 대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배우 선배님들께서 그런 대사와 너무 잘 만나서 예쁘고 감동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서 그런 부분들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Q. 처음에는 동그라미가 아니라 최수연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들었어요.
A. 일단 동그라미가 너무 자신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최수연 변호사님을 잘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아니었지만 동그라미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이 제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과 정반대였어요. 그래서 내가 아무리 이 캐릭터에 대해서 열심히 연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할 자신이 없었어요.

주변에 참고할 만한 인물들을 찾기도 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자신이 없어서 못할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래도 작가님과 감독님이 저를 끝까지 믿어주시면서 "아니다. 어차피 잘할 거다. 우리는 현영씨를 믿는다"라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물론 제가 제안이 온 역할에 대해서 선택하고 고려할 입장이 전혀 아니지만 그렇게 끝까지 믿어주시니까 저는 더 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근데 걱정과는 달리 엄청 찰떡었거든요.
A. SNL에서 보여드린 이미지가 많이 익숙하시다 보니까 조금 더 그렇게 느끼셨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1부에서 동그라미가 등장했을 때는 저도 진짜 많이 경직됐거든요. 에너지를 펼치면서 원맨쇼를 해야 되는데 그게 너무 쉽지 않았어요.

근데 그게 부드럽게 풀려져 나갔던 건 하면서 영우랑 털보 사장님이랑 한바다 식구들을 만나면서 호흡을 주고받으면서 생겨나는 것들이 새롭게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 호흡을 맞추면서 캐릭터도 많이 풀렸던 것 같아요.
 
Q. 우영우랑 동그라미 모두 사회초년생이잖아요. 주기자를 비롯해서 사회초년생 연기를 많이 하셨는데 배우님의 실제 사회초년생 생활은 어땠나요?
A. 제 사회초년생 생활은 열정만 많고 요령은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교수님들께 많이 혼났어요. 지금도 초년생이지만 대학교 1학년 때는 저에 대해 자책을 많이 했어요. 인정받고 싶고 실망끼쳐 드리고 싶지 않은데 요령이 너무 없다보니까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데 둘다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게 너무 괴로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주기자를 하면서 많이 녹여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동그라미 주현영에게 우영우는 어떤 존재인가요?
A. 영우에게 동그라미는 의리와 우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친구 사이 그 이상으로 가족 같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단순히 영우가 약자라고 생각해서 보호해줘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영우에게 의지하고 싶을 때는 의지하고, 특히 4부에서는 동그라미가 영우에게 바로 달려가잖아요. 어려움이 생겼을 때. 영우에게 기댈 수 있을 때는 그라미가 기대고 영우가 힘들 땐 나에게 언제나 기댈 수 있도록 보금자리처럼 만들어주는 서로에게 계산이 하나도 없고 가족 같은 사이라고 생각해요.
 
Q. 주위에 영우와 동그라미 같은 친구가 있나요?
A. 저는 있어요. 대학교 동기이자 같이 연기를 배우고 있는 친구인데 그 친구는 슬플 때는 물론이고 제가 좋은 일이 생겼을 때나 기쁠 때도 같이 눈물을 흘려주면서 좋아해줄 정도로 정말 저를 가족처럼 생각해주는 친구가 있어요.
 

시간영수증 [사진=김호이 기자]

Q. 주현영에게 친구의 의미가 궁금해요. 동그라미에게 우영우는 둘도 없는 친구잖아요.
A. 친구의 정의에 있어서 크게 바뀐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제가 너무 사랑하는 친구들이 제 원동력이자 제 쉼터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들도 제가 쉼터가 됐으면 좋겠고요. 동그라미는 영우에게도 그런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우랑 연기를 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조금 더 확실해졌던 것 같아요.
 
Q. 일과 삶의 원동력은 뭔가요?
A. 욕심이 있다보니까 저는 확실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인정을 받는 거예요. 그게 목적이 되면 힘들기도 하지만 그게 아직까지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제가 지치고 힘들었을 때 여행을 가고 싶다고 저희 언니한테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네가 여행을 다녀와도 힐링이 안될 것 같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여행 가서 자연 보고 쉬고 멍때리고 그러다 보면 충분히 다시 힐링해서 내가 다시 원동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더니 "내가 봐왔던 너는 그걸 통해서 힐링을 하는게 아니라 지금 네가 일이 없고 연기를 못하고 있어서 답답한 거다. 네가 다시 일을 시작했을 때 연기를 네가 열정적으로 해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을 때 그때 너는 진짜 힐링이 될 거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 말에 공감이 많이 됐어요.
 
Q. 인간관계의 기준이 있나요?
A. 기준을 늘 정해놓는 편은 아니예요. 가족과의 관계도 그렇고 친구와의 관계도 그렇고 서로 계산하거나 하다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쉼이 될 수 없는 느낌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드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준은 없어요.
 
Q. 우영우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A. 잊을 수 없는 기억은 4부에서 아빠를 위해서 삼촌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하극상을 일으키는 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언제 또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기에 계신 분들이 너무 대선배님 분들이셨고 그분들을 놀래키는 정도가 아니라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들어야 됐기 때문에 그게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직전까지 부들부들 떨고 화장실에서 심호흡을 해야 됐을 정도로 긴장을 했던 장면이었기 때문에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주현영 배우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김호이 기자]

Q. 하윤경 배우님도 4부를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더라고요.
A. 각자 보면서 피드백을 해줬던 것 같아요. 잘한 건 잘했다고 서로 얘기해주고 제가 그 장면을 찍기 위해서 엄청 마음고생을 한 걸로 알고 있어서 언니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너무 좋았다"고 얘기를 해줬었어요.
 

주현영 배우(왼쪽)와 함께한 김호이 기자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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