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경매시장]타워팰리스 등 초고가 아파트도 찬밥...경매 줄줄이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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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8-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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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뜨거울 때 감정, 고점인식↑…1~2회 유찰돼야 수요자 관심"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사진=아주경제DB]

화창했던 경매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끝을 모르고 오르던 강남 지역 아파트마저 줄줄이 유찰됐다.
 
9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84㎡ 매물이 경매로 나왔지만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다. 해당 매물의 감정평가액은 23억1000만원이었는데, 지난 5월 30일과 26일 같은 면적대가 27억5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보다 4억4000만원이 떨어진 가격임에도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송파구 잠실동의 리센츠 전용 124.22㎡는 감정가가 29억9500만원으로 매겨졌는데, 현재 3회 유찰된 상태이며, 강남구 청담동 청담대우유로카운티 전용 121.48㎡는 29억원으로 감정됐지만, 역시 1회 유찰됐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전체적인 침체와 함께 올해 들어 강화된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경매에 나온 아파트 64건 중 17건만 주인을 찾았다. 평균 낙찰률은 26.6%로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부동산 경매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3대 지표는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 건수),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입찰경쟁률(1개 물건에 응찰한 입찰자 숫자)이다. 이번 달에는 이 세 가지 지표가 모두 급격하게 하락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6.6%로 집계됐는데 이는 예컨대 감정가 10억원짜리 아파트를 9억6600만원에 낙찰받았다는 의미다.

평균 응찰자 수도 3명을 기록했는데, 지지옥션이 통계를 집계한 2001년 이후 세 번째로 적은 수치다. 올해 가장 높았던 1월 6.35명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두 번 유찰이 돼 (가격이 떨어져야) 낙찰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찰된 물건을 중심으로 응찰자들이 몰렸다.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 물건 17건 중 11건(64.7%)이 1회 이상 유찰된 건이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최근 들어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해지며 매물이 늘고 있고, 지난달 들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더 강하게 적용됐다“며 ”이런 부분이 경매시장을 둔화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부터는 DSR 적용이 강화됐다. 지난달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에게 DSR 40%가 적용되는 등 규제가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뜨거웠던 경기·인천 시장도 찬바람 쌩쌩
서울 외 수도권 지역 경매 인기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인천지역 아파트 낙찰률은 전달보다 19.8%포인트 떨어진 31.0%를 기록, 2001년 5월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10채를 경매하면 3채만 낙찰됐다는 의미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해 6월(84.62%) 대비 53.62%포인트 감소했다.

지난달 낙찰가율도 91.5%를 기록했는데 110%대를 기록하던 지난해 하반기보다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경기도의 지난달 낙찰률은 45.6%로 절반 이상의 물건이 유찰됐고 이는 2019년 8월 이후 47개월 만에 최저치다. 낙찰가율은 92.6%로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90%대를 이어갔다. 수요자들이 생각하는 시세보다 감정가가 꾸준하게 높았다.
 
통상 경매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낙찰가율이 떨어졌다는 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이주현 연구원은 “현재 감정가는 시장이 한창 좋을 때 나온 것으로 낙찰가와 낙찰가율 모두 하락했고, 응찰자 수도 적었다”며 "매매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감정가격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3년 3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상황이다. 이날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내렸다. 전달(-0.4%) 대비 하락폭이 3배로 커지면서 2019년 4월(-0.15%) 이후 39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상승률이 25.42%에 달하며 역대급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가 맞물린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진 상황의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런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상기가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대출규제도 존재하고 있다”며 “최소한 금리 상단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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