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체질 개선 정책은 속도전…'코스닥 자회사화' 거래소 개편법안은 '첩첩산중'

 
사진류소현 기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 정치권의 코스닥 시장 분리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근조 현수막과 화환 등이 놓여 있다. [사진=류소현 기자]

정부·여당은 올해 들어 한국 증시 체질 개선을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주가조작 근절'에 이어 '상장폐지 개혁법안' 등 내부 체질을 바꾸는 정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여당은 아예 한국거래소(KRX) 틀 자체를 바꾸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반대가 만만치 않다. 한국거래소 노조를 비롯해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지역에서 반발이 거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태년 의원이 발의한 법안(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중심으로 거래소 구조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한국거래소(KRX)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닥 시장을 별도 자회사로 두는 것이 골자다. 코스닥 시장과 코스피 시장의 운영 틀을 분리해 각 시장이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각 시장 성격에 부합하는 상장 심사 및 퇴출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같은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내세운 개편 취지와 달리 시장 건전성 훼손 등에 대한 우려가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어서다.
 
일단 거래소 노조가 강력 반대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 지부는 여당 측 구조개편에 맞서 여의도 거래소 로비에 비판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과 현수막을 대거 설치했다. 노조 측은 “정치적 판단이 시장 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라고 규정했다. 특히 코스닥을 별도 자회사로 떼어내는 방식이 중장기적으로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코스닥이 독립 법인으로 전환되면 수익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실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을 문제 삼는다. 별도 경영체제로 운영되면 상장 유치를 통해 수익을 확대하려는 유인이 커지고 이 과정에서 상장 심사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과거 벤처·IT 과열 국면에서 나타났던 부실 상장과 투자자 피해 사례를 거론했다. 또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조직 단계가 늘어나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지고 외부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지역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은 코스닥 분리와 거래소 지주사 전환이 자칫 부산의 금융중심지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점 소재지에 대한 명확한 보장 없이 구조가 개편되면 핵심 기능이 수도권으로 이동해 지역 금융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거래소 경영진은 공식적으로 특정 방안에 대한 찬반을 밝히지 않은 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벤처기업 지원과 투자자 보호라는 두 목표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노조와 지역사회 반대로 충분한 여당이 제도 개편을 밀어붙인다면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개편 드라이브와 현장 우려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거래소 구조 개편 논의는 당분간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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