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경제 원동력'이라던 여성기업, 지원은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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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2-08-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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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1회 여성기업 주간' 개막식에서 여성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성기업을 운영하는 10년이란 시간 동안 여성기업이라서 더 많은 지원을 받거나 이득을 본 경우는 없습니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질 거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여성기업 대표의 말이다. 지원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이 관계자뿐만 아니라 최근 기자가 여성기업 인터뷰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매년 정부가 여성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육성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한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실제 국내 경제에서 여성기업의 존재감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정부 지원 수준은 쥐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기업은 우리나라 전체기업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제 3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여성기업 위상 및 2021년 여성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여성기업 수는 2018년 대비 4.4% 증가한 277만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기업에서 40.2%에 해당하는 수치다.

여성기업의 고용인력은 497만명으로 전체 종사자의 23.6%를 차지했다. 업종은 도매·소매업(26.3%), 부동산업(22.5%), 숙박음식업(17.8%)이 전체의 66.6%로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여성 창업기업은 기술 기반 업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기술 기반 업종 여성창업은 2020년 9만3000개에서 2021년 9만9000개로 6.8% 늘어나며 같은 기간 남성 기술창업(3.1%) 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여성기업은 예산 편성에서 늘 홀대를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여성기업 예산은 지속해서 줄고 있다. 2020년 99억1100만원이던 예산규모는 2021년 88억1900만원에서 2021년에는 88억1800만원까지 쪼그라들었다. 300만에 육박하는 여성기업을 골고루 살피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의 지원금이다.

육성 정책도 부실하다. 여성기업 지원책은 주로 △판로지원 및 교류 확대 △창업지원 패키지 △금융지원 등 단편적인 사업지원에 그칠 뿐 기술창업과 같이 특화된 분야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다. 그나마 있는 금융지원마저도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혜택을 받기 어려워 실제 현장에서 해당 지원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여성기업 10곳 중 3곳도 안 되는 상황이다.

여성경제인협회와 여성벤처협회 등 여성기업 전문 협·단체에서 전담정책실 신설을 꾸준히 외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는 중기부 정책총괄과에서 전담 직원 2명이 여성기업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에 이들 단체는 새 정부에서만큼은 여성기업 전담정책실 신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현장 맞춤형 육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중기부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아직 전담부서 신설에 대한 명확한 의견을 내기는 어렵단 입장이라 해당 요구가 현 정부에서 받아들여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제 곧 내년도 예산 책정이 시작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처음 시행되는 여성기업주간 개막식에 참석해 ‘여성기업은 경제의 핵심 주체’라고 강조하며 경제 참여율을 높여 여성기업 300만 시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그 의지가 반드시 실현되기 위해선 올해만큼은 중기부도 적극적으로 여성기업 관련 예산 증액을 이끌어 말뿐인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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