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이주영 감독 "쿠팡플레이, 8부작→6부작 일방 편집… 창작자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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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08-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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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스틸컷[사진=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이 쿠팡플레이가 '작품 훼손'을 했다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는 8월 2일 "쿠팡플레이가 이 감독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안나를 편집·공개했다"며 지난 6월 24일 처음 공개된 '안나'는 6부작(회당 45~63분)으로 돼 있으나,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감독이 최종 제출한 마스터 파일은 본래 8부작(회당 45~61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극본도 8부작"이라며 "6부작 형태의 안나는 이 감독을 배제한 채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이다.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 의도 등이 크게 훼손됐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자신이 보지 못한 편집본에 자신의 이름이 나가는 걸 동의할 수 없었다며 "크레딧의 감독과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거절했다. 대리인을 통해 문제의 시정을 요구했지만, 쿠팡플레이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법무법인 시우는 "국내 영상 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이 감독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행위이자 한국영상산업 발전과 창작자 보호를 위해 재발 방지가 시급한 사안"이라고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시우 측에 따르면 이주영 감독은 지난 2017년 11월 8일부터 지난해 7월 12일까지 약 3년 8개월가량 '안나'의 극본을 섰다. 쿠팡플레이는 총 8부작으로 승인했지만, 그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후반 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했다.

이 감독은 "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다.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된 안나는 도저히 내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됐다.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감독인 나조차 완전히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했다. 내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안나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다시피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안나는 타인보다 우월한 기분을 누리고자 저지르는 '갑질'에 관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쿠팡플레이는 이러한 메시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한 안나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개했다. 현재 공개한 안나는 그 어떤 오리지널도 없다. 창작자가 무시·배제되고 창작자 의도가 남아나지 않는 오리지널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쿠팡플레이 측은 이와 관련해 "현재 입장 정리 중"이라며 빠른 시간 내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 인생을 살게 된 '유미'(수지 분) 이야기를 그렸다. 정한아 작가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싱글라이더'(2017) 이주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그룹 미쓰에이 출신 배우 수지가 단독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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