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초점] '헤결사' '탑친자'…팬덤 이끈 '헤어질 결심' '탑건: 매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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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08-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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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입소문'으로 장기 흥행 중인 두 작품[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CJ ENM]

극장가에 'N차 관람'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5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극장이 다시 일상을 되찾는 가운데 영화 애호가들의 'N차 관람' 열풍이 눈에 띈다. 관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N차 관람'을 인증하고 함께 '밈(Meme·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N차 관람' 영화는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다. 지난 6월 개봉해 두 달 여째 극장 상영 중이며 관객들의 'N차 관람' 인증도 끊이지 않고 있다. 
 
"천만 가보자고"…뒷심 발휘 제대로 한 '탑건: 매버릭'

영화 '탑건: 매버릭'은 교관으로 복귀한 최고의 조종사 매버릭(톰 크루즈 분)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임무에 투입되는 새로운 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다. 1986년 개봉한 영화 '탑건'의 후속작으로 36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다. 연출은 '오블리비언' '트론: 새로운 시작'의 조셉 코신스키가 연출을 맡았다.

애초 '탑건: 매버릭'은 지난 2020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범유행으로 2년이나 개봉을 연기했다. 그동안 많은 영화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개봉으로 선회했지만 꿋꿋하게 극장 개봉을 고수했다. 그 결과 '탑건: 매버릭'은 지난 5월 27일 북미 개봉해 개봉 31일 만에 총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명실상부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다.

국내에서도 '탑건: 매버릭'에 관한 기대가 컸다. 해외 흥행 돌풍과 국내 언론 시사회 호평을 타고 개봉 전 톰 크루즈와 제리 브룩하이머 등 '탑건: 매버릭' 주역들은 한국을 찾아 대규모 팬미팅을 진행하며 팬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6월 22일 개봉 후 14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한 '탑건: 매버릭'은 8일째 200만, 12일째 300만, 18일째 400만, 23일째 500만, 30일째 600만돌파에 성공했으며 41일째 700만 관객을 돌파해 2022년 최고 외화 흥행작이라는 기록을 썼다.
 

'탑건: 매버릭'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두 달여 동안 극장에서 장기 흥행 중인 '탑건: 매버릭'은 열혈 팬덤인 '탑친자'('탑건에 미친자'라는 뜻의 줄임말)를 양산하며 극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관객들은 1편과 '매버릭' 캐릭터를 해치지 않으며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합쳐 극의 재미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매버릭'을 중심으로 1편과 2편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재미와 감동이 컸다고. '탑친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탑건' 1편과 2편의 연결고리를 찾고 각각 디테일을 공유하며 영화를 낱낱이 톺아보는 중이다.

'탑건: 매버릭'의 흥행으로 국내 특수관 역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탑건'의 열혈 팬덤인 '탑친자'들은 큰 화면으로 영화를 관람하거나 타격감을 함께 즐기는 등 특수관으로 'N차 관람'을 이어가는 중. 이에 따라 특수관인 IMAX·4DX·돌비시네마·스크린X 등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탑건: 매버릭'은 코로나19 범유행 후 4D·4DX 최다 관객수를 모았다. 코로나19 범유행 후 최고 흥행작인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뛰어넘고 여전한 인기를 누리는 중. 최근에는 돌비시네마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탑친자'들은 "돌비 시네마의 영상과 음향 기술이 '탑건: 매버릭'의 작은 디테일까지 잡아낸다"고 부연했다. '탑건: 매버릭'은 돌비 시네마 개관 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2년 동안 총 136편의 영화가 상영되었지만 '탑건: 매버릭'이 평균 좌석 점유율 47%를 기록하며 최다 관객 기록을 달성했다. 
 
"손익분기점까지 넘겼구나…마침내" N차 관람으로 BEP 넘긴 '헤어질 결심'

지난 6월 29일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개봉 전부터 영화 애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나온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영화이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개봉 전부터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초반 흥행 성적은 더뎠다. '탑건: 매버릭' '토르: 러브 앤 썬더' 등 해외 블록버스터와 개봉 시기가 겹치며 아쉬운 흥행 성적을 보인 것이다. 애초 손익분기점은 300만명이었으나 전 세계 193개국에 선판매해 손익분기점을 120만명까지 낮췄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IPTV·VOD 시장으로 향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개봉 16일 만인 7월 14일 만에야 100만 관객을 겨우 넘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의 생명력은 엄청났다. 온·오프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장기 흥행 조짐을 보이더니 열혈 팬덤이 형성돼 극 중 '해준'과 '서래'의 대사를 인용한 '밈'이 대유행 하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서 'N차 관람' 인증하고 박찬욱 감독이 숨겨놓은 은유와 디테일을 공유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다.

'헤어질 결심' 스틸컷[사진=CJ ENM]


관객들은 극장을 넘어 '헤어질 결심' 각본집에도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영화에서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디테일이 각본과 해설 그리고 지문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서래가 TV로 보는 영화 속 드라마 제목이나 해준의 책상 위에 놓여있는 소설 등 작은 소품 하나하나를 곱씹을 수 있게 만들었다. 각본집에 대한 팬덤의 관심은 폭발했고 지난달 18일 예약 판매 시작 후 하루 만에 6000부 이상 팔리며 종합 인기도서 1위를 차지했다. 박찬욱 감독의 전작 각본집도 '헤어질 결심'을 따라 역주행 중. '박쥐'(2009), '아가씨'(2016) 등 각본집이 전주 대비 400% 이상 판매 상승세를 보였다.

팬들의 유쾌한 '밈'도 새로운 관객을 불러들이는데 한몫했다. 팬들은 극 중 '해준'과 '서래'의 대사를 패러디해 재치 있는 영화 리뷰, 각본집 한 줄 평을 남겨 새로운 유행을 이끌었고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패러디 열기는 박해일의 차기작인 '한산: 용의 출현'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열혈 팬덤 덕에 '헤어질 결심'은 개봉 5주째 장기 흥행 중이며 지난달 24일 손익분기점인 120만명을 훌쩍 넘어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8월 1일 영진위 기준 '헤어질 결심'의 누적 관객수는 167만210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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