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진' 생존경쟁..."돈 돌려드립니다" 가격보상제 띄우는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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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07-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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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의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이 지난 7일 신선식품 환불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불만족시 110% 보상해 드립니다."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가격 보상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격과 품질 경쟁에 한 발 더 나아가 서비스에 불만족할 경우 환불해 주겠다며 초강수를 띄운 것이다.

올해 들어 가격 보상제를 처음으로 선보인 것은 이마트다. 쿠팡과 롯데마트 등 경쟁사보다 비싸면 보상하겠다며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자 전자상거래(e-commerce) 업체들은 대형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신선식품 품질에 승부수를 걸었다. 신선식품 배송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면 교환이나 환불해 주겠다며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신선도 불만족한다고?...신선식품 교환·환불 승부수 건 '이커머스'

올해 이커머스 업체들은 '장보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장보기 시장의 주요 품목인 신선식품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SSG닷컴(쓱닷컴)은 12일 신선식품 품질보증 서비스인 ‘신선보장제도’를 전국 120여개 이마트 PP센터 상품에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선보장제도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권역에 해당하는 수도권에서만 운영돼 왔는데, 이번에 운영 범위를 전국으로 넓힌 것이다. 2019년 3월 첫 선을 보인 해당 제도는 고객이 온라인 장보기를 통해 구입한 신선식품이 선도가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우 조건을 따지지 않고 교환, 환불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쓱닷컴이 신선보장제도 확대에 나선 것은 최근 신선식품 110% 환불제를 발표한 GS리테일의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인 GS프레시몰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SSG닷컴의 신선보장제도 홍보 이미지. [사진=SSG닷컴]

GS프레시몰은 쓱닷컴보다 닷새 앞선 지난 7일 '신선식품 110% 환불서비스'를 론칭했다. 고객이 구매한 신선식품의 선도가 떨어지면 실제 구매 가격의 10%를 얹어 환불해 주는 서비스다. 구매 가격의 100%는 고객이 사용한 결제 수단으로 환불하고 추가 10%는 GS프레시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더팝 리워즈'로 지급해 총 110%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규모다. 

그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신선도를 앞세워 100% 환불정책을 시도한 적은 있지만, 상품 가격을 넘어서는 보상제도는 GS프레시몰이 처음이다. 

환불 대상은 GS프레시몰이 자체 신선식품 브랜드로 운영하는 '신선특별시' 과일, 채소 전 상품이다. 신선특별시 상품은 GS프레시몰이 엄선한 지정 농장에서 수확돼 품질 관리 전문가의 검품 절차를 통과한 상품들이다. 

환불신청 절차도 간편하다. 선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상품 사진을 촬영해 쓱닷컴이나 GS프레시몰에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쓱닷컴과 GS프레시몰 모두 해당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쿠팡·롯데보다 비싸면 차액 돌려드려요"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가격 보상제의 포문을 연 업체는 이마트다. 지난 4일 이마트는 40개 필수상품의 가격을 쿠팡,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비교해 상시 최저가로 판매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40대 필수상품은 우유·김치 등 가공식품 17개, 계란·양파 등 신선식품 7개, 화장지·비누 등 일상용품 16개 상품이다. 

이마트는 타사와 비교해 최저가격이 아닐 경우 보상해 주는 '최저가 보상적립제'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가 도입해 시행 중인 최저가 보상적립제 적용 대상이 이마트 앱(Application)을 사용하는 고객에 한정됐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는 결제 수단이나 앱 가입 여부와 상관 없이 모든 고객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마트에서 구매한 가격이 쿠팡과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보다 비싸면 그 차액을 돌려주는 식이다. 
 

이마트의 최저가격 보상적립제 이미지. [사진=이마트]

또한 이마트는 매일 가격 모니터링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가격 인하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다른 대형마트는 물론, 쿠팡보다 싸게 판매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한다는 것이 이마트의 궁극적인 목표다. 

◆앞다퉈 가격 보상제 선보인 속내는?

온라인몰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체까지 너도나도 앞다퉈 가격 보상제를 시행하고 나선 것은 고객 유입 효과 때문이다. 신선식품은 온라인몰보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 가까운 오프라인 점포에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신선도가 중요한 신선식품 특성상 실제 눈으로 확인하고 사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상품을 직접 볼 수 없는 온라인몰의 한계 극복을 위해 가격 보상제를 선보이는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선식품 품질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소비자들의 심리장벽을 허물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이명근 쓱닷컴 그로서리담당은 “고품질의 신선식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번 신선보장제 확대를 추진했다“며 “독보적인 상품 경쟁력과 자체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온라인 장보기 대표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최저가 보상제를 앞세우는 것도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온라인몰과 경쟁해도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전략이 매출 증대효과로 이어지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쓱닷컴의 경우 신선보장제 시행으로 온라인 장보기 재구매율이 상승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쓱닷컴의 신선식품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신선보장 적용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은 무려 80%에 달했다. 이는 신선보장 상품을 한 번도 구매하지 않은 고객의 재구매율인 5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신선보장 상품 구매 이후 10회 이상 꾸준히 구매한 비율도 40%에 육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최저가와 품질 경쟁력을 한층 뛰어넘는 가격 보상제를 잇달아 내놓는 것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것을 우려한 영향이 있다"며 "고객을 매장으로 이끌기 위해 업체들이 더 센 마케팅을 선보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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