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기준 전 세계 84개국 244개소로 확대
  • 세종학당 '한국어로 꿈을 이루는 곳'...문체부, 정책 지원

김응수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 학당장(오른쪽)과 제자 필리스 은디앙구씨 [사진=세종학당재단]

한국어는 새로운 꿈과 인연을 만든다.

65세가 되는 해에 케냐에 정착한 김응수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 학당장은 13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한국 대학이나 한국의 직업기술원에 진학시켜 학생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렇게 한국으로 유학을 보낸 학생 수가 100명이 넘는다.

김응수 학당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필리스 은디앙구씨다. 매번 성실하게 한국어 수업에 참여했던 필리스씨는 학비를 내지 못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그의 딱한 사정을 들은 김 학당장이 학비를 대신 내주고 그가 한국 대학에 유학 갈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필리스씨는 케냐로 돌아와 나이로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교원으로 활동 중이다.

◆ 전 세계 84개국 244개소에서 꿈 키우는 세종학당

세종학당의 꿈은 점점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16일 세종학당재단과 함께 올해 새롭게 지정한 세종학당 19개국 23개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세종학당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84개국 244개소로 확대됐다. 세종학당은 '국어기본법' 제19조 및 제19조의2에 근거해 운영하는 한국어·한국문화 교육기관이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한국과의 교역 증가 추세를 반영해 아시아 3개국(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프리카 2개국(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유럽 2개국(룩셈부르크, 핀란드) 등 7개국에 처음으로 세종학당이 들어선다.

그중 방글라데시는 매년 근로자 약 2000명이 한국으로 입국하는 등 취업 수요가 큰 국가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중동 지역 내 한류 확산과 더불어 해당 국가 운영기관의 적극적인 의지에 따라 첫 세종학당이 지정된 국가다.
 

문체부는 16일 세종학당재단과 함께 올해 새롭게 지정한 세종학당 19개국 23개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세종학당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84개국 244개소로 확대됐다. [사진=문체부]

◆ 전 세계에서 발전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

한류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고, 한국기업이 현지에 다수 진출하는 등 한국으로의 취업과 유학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세종학당 각각 3개소, 2개소를 추가로 운영하게 됐다.

세종학당재단은 지난 3월 29일과 30일 이틀간 베트남 호찌민시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에서 세종학당재단 출범 10주년과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2022 베트남 세종학당 워크숍’을 개최했다. 행사는 대면과 비대면 복합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어 교육에 관한 현지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코로나에도 세종학당을 운영하는 각 대학의 부총장급 고위 관계자들이 1박 2일 일정에 직접 참석해서 질의응답에 활발히 참여했다.

이규림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 소장은 “한국·베트남 수교 30년간 한 세대가 열심히 한국어를 가르치고 알린 결과 이제 베트남 현지 한국어 교육은 한국 교민이나 한국 파견 인력들이 아닌 현지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들이 자생적으로 이끌어 갈 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과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멕시코에도 세종학당 1개소가 추가로 지정됐다. 우리나라는 멕시코의 세계적인 문화행사 ‘세르반티노 축제’에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문화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도 첫 번째 세종학당이 문을 연다. ‘서울 세종학당’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아동권리보장원’ 등과 협업해 한국에서 태어나 국외로 입양되었으나 국내 거주 목적 등으로 귀국한 국외 입양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신규 세종학당 공모에는 39개국 82개 기관이 신청했다. 이후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세종학당 지정심사위원회가 약 4개월간의 심사과정(서류 심사, 현지 실사, 최종 심사)을 거쳐 현지 한국어 학습 수요, 운영기관의 시설·인력 요건 등을 바탕으로 역량과 여건이 우수한 기관을 선정했다.

2007년 몽골 울란바토르에 처음 개설할 당시, 세종학당은 전 세계 3개국 13개소, 수강생 연간 740명에 불과했다. 15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세종학당은 전 세계 84개국 244개소가 되어 약 19배 늘어났고, 연간 수강생은 2021년 8만1476명으로 약 110배 증가했다. 2007년부터 2021년까지 누적 수강생 수는 58만4174명에 달한다.
 

지난 3월 29일과 30일 이틀간 베트남 호찌민시 베트남 거점 세종학당에서 세종학당재단 출범 10주년과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2022 베트남 세종학당 워크숍’ 사진 [사진=세종학당재단]

◆ ‘한국어로 꿈을 이루는 곳’

특히 지난 15년간 다양한 수강생들이 한국어로 자신들의 꿈을 이루어 세종학당은 ‘한국어로 꿈을 이루는 곳’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타일러 라쉬(Tyler Rasch) 씨는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멕시코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출신 난시 카스트로(Nancy Castro) 씨는 외국인 최초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경기민요를 전공하고 있다.

타일러 라쉬 씨는 세종학당의 장점을 “단순히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김밥을 만들기도 하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언급했고, 카스트로 씨는 “세종학당과 경기민요가 내 인생을 바꾸었다”라고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 교사가 된 사례도 있다.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세종학당의 한국어 교원 일로나 자다치나(Ilona Zadachyna) 씨는 전쟁 상황임에도 온라인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며,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와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희망을 전해왔다.

이진식 문체부 문화정책관은 “이번 세종학당 신규 지정 과정을 통해 코로나 장기화로 대면 교육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매우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일류 문화 매력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전 세계인이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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