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 실시...SMP에 가격 상한 둔다
  • 한전, 전기요금 인상 요구했지만...정부는 현행 유지
  • 발전 공기업 여파는 적을 듯...민간 발전사들 부담은↑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한국전력공사 적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 대신 전력도매가격(SMP) 제한에 나선다. 이번 조치가 한전 적자난 해소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 신설 내용을 담은 ‘전력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등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 주요 골자는 한전이 각 발전사로부터 구매하는 전력가격인 SMP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할 경우 가격 상한을 두는 것이다.

한전은 석유·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이용해 전력을 만드는 발전사들로부터 SMP를 기준으로 전력을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지난달 SMP는 연료비 폭등세에 따라 ㎾h(킬로와트시)당 202.11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200원선을 돌파한 바 있다.

이에 산업부는 직전 3개월간 SMP 평균이 과거 10년간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에 해당할 경우 1개월간 SMP 상한을 적용하는 안을 꺼냈다. 상한 가격은 평시 수준인 10년 가중 평균 SMP의 1.25배 수준이다.

한전은 발전사업자 정산금을 전기요금으로 회수하기 때문에 정산금 증가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은 특수한 상황으로 생산자보다 소비자를 더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한 것”이라며 “최근 SMP 추이를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장치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조치”라고 말했다. 

전력 업계는 이번 조치 효과를 두고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한전을 비롯한 전력 업계는 그동안 SMP 조정이 아니라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5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올해 1분기부터 영업손실 7조7869억원을 기록하며 재정난에 허덕이는 중이다. 지난 3월 한전은 전기요금과 관련된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안에 최대 인상 폭인 3.0원/ kWh 인상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현행 유지를 결정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은 정부가 물가나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니 보류를 시켜놓은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로 전력거래를 통해 구매하는 가격이 떨어지면 전기요금 인상은 실질적으로 안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전 자회사인 발전 공기업들에는 이번 조치 여파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발전 공기업의 경우 이미 정산 조정 계수를 적용 받아 차감된 금액으로 전기를 판매해왔다”며 “민간 발전사들에게 지불하는 SMP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한전이 사들이는 전력량 중 민간사업자가 포함된 기타 비율은 약 39%로 절반 이하 수준에 그친다. 이에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전 적자 해소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SMP가 오르면서 민간 발전사들 중에는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 부분을 제어할 수 있는 상한제가 도입되면 발전공기업들은 한전 적자 여부를 주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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