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용산기지 정화는 반환 후 시작"...윤석열 정부, 비용 전액 떠안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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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2-05-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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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기지 80개 중 69개 반환...美, 정화 비용 댄 곳 '0'

이종섭 국방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 경로로 이용되는 '13번 게이트'를 포함한 일부 용산기지 부지 반환 협상이 5월 중 마무리된다. 그러나 반환 대상 부지의 환경오염 정화비용 문제는 협상에서 쏙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개방 예정 구역의 토양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미군이 생활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간 미국이 기지 반환시 환경오염 정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던 근거를 그대로 차용, 공식화했다. 윤석열 정부가 환경오염 정화 비용을 전액 부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그동안 부산 하야리아, 강원도 춘천 캠프페이지, 경기도 의정부 캠프시어즈 부지 등 반환대상 미군기지 80개 중 69개가 반환됐다. 이 과정에서 한미는 미군기지 반환 이후에도 환경오염 정화 비용에 대한 협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군이 정화비용을 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기준인 키세(KISE)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01년 SOFA, 주한미군지위협정에 '환경조항'을 신설했다. 여기에 주한미군에 의해 야기된 임박한, 실질적인, 급박한 환경오염이 일어난 경우 환경 정화를 명령할 수 있다는 키세 조항을 삽입했다.
 
그럼에도 미국 측은 미군기지 내 오염이 '키세'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미군이 그간 기지에서 계속 생활해왔기 때문에 급박한 위험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용산기지 반환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임시 개방하는 방안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을 바라볼 수 있는 구역을 선정해서 개방하되 정화를 다 하는 것은 아닌 거로 안다”고 설명했다.
 
용산기지 전체 환경오염 정화비용은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 예산 편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협상에 임하지 않으면 언제 개방될지 알 수도 없다. 때문에 이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전체가 아닌 일부분이라도 먼저 우리 예산으로 부지 정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미국은 기지 반환이 결정되면 더 이상 협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정부는 지난 2019년 원주의 캠프 이글과 캠프 롱, 부평의 캠프 마켓, 동두천의 캠프 호비 쉐아사격장 등 4개의 폐쇄된 미군기지를 즉시 돌려받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당시에도 반환 이후 환경오염 정화 비용에 대한 협의를 이어 간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과 결론을 도출할만한 협상 테이블은 꾸려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전 세계에서 미군이 환경 정화 책임을 지고 비용을 부담한 사례도 전무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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