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는 이프랜드·원스토어…박정호·유영상 글로벌 계획 시동

독일 최대 이통사 도이치텔레콤과 초협력…조인트 벤처 설립 등 모색

(왼쪽부터) 유영상 SKT 대표,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이 의견을 나누는 모습 [사진=SKT]

SK텔레콤(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SK스퀘어의 앱 마켓 '원스토어'가 유럽으로 뻗어나간다. 이를 위해 독일의 대표 통신사업자 도이치텔레콤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초협력을 진행한다. 

SK스퀘어, SKT는 지난 5일 독일 본 시에 있는 도이치텔레콤 본사에서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유영상 SKT 대표와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클라우디아 네맛 부회장을 포함한 도이치텔레콤 주요 임원들이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2'에서 3대 '넥스트 빅 테크(메타버스·AI반도체·양자암호)의 글로벌 사업 추진을 발표한 이후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이번 회동을 마련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메타버스의 글로벌 사업 공동 추진 △사이버 보안 사업 협력 △원스토어 유럽 진출 △그린 ICT를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SK스퀘어와 SKT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미래 사업을 두고 도이치텔레콤과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SKT와 도이치텔레콤은 먼저 '이프랜드'의 유럽판 출시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 두 회사는 연내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각 지역에서 이프랜드 마켓 테스트를 함께 진행하며, 메타버스 콘텐츠 발굴과 고객 대상 마케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특정 도시를 본뜬 가상공간과 전용 아바타, 의상 등을 함께 개발해 도이치텔레콤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중장기적으로 유럽 메타버스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합작회사(조인트 벤처) 설립도 추진한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유영상 SKT 대표는 "유럽, 중동, 아시아 사업자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논의 중"이라며 "각 나라 이동통신사가 이프랜드를 기반으로 가입자를 모으고, 나라별 이프랜드가 최종적으로 하나의 서비스가 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애플 등 앱 마켓 독과점 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독자적인 앱 마켓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재확인했다. 이에 원스토어와 도이치텔레콤은 양사 지분 투자를 통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유럽판 원스토어'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지속해서 협의할 계획이다. 

사이버 보안 사업에서는 SK스퀘어 자회사 SK쉴더스와 도이치텔레콤 보안 자회사 도이치텔레콤시큐리티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 '비전AI'를 토대로 영상 보안 기술·관제 솔루션을 구축, 이를 유럽에서 사업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ESG 분야에서는 차세대 기지국 구축을 포함해 '넷 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미래 전략을 공유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이번 회동은 기존 SKT와 도이치텔레콤 간의 파트너십이 SK ICT 연합으로 확대된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한국의 SK ICT연합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 도이치텔레콤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SKT의 3대 빅 테크와 5대 사업의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도이치텔레콤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도이치텔레콤과 미래 ICT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은 "SKT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혁신 산업 선도를 위한 양사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폭넓게 교류해왔다"며 "SK ICT연합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ICT 혁신을 선도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