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산증인 동문건설 창업주 경재용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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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4-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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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산 위기에 1000억가까운 사재 들여 회복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 [사진=동문건설 홈페이지]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
 
경 회장은 40여 년 동안 주택 건설 외길을 걸어온 건설업계의 산증인이다.
 
1952년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난 경 회장은 홍익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상신전기건설공사를 설립했다. 이듬해인 1981년 동문건설의 전신인 석우주택으로 주택 사업에 발을 내디뎠다.
 
1984년에는 사명을 현재의 동문건설로 바꾸고 올해까지 총 41년간 회장직을 수행했다. 동문건설이라는 사명은 동쪽으로 문을 내야 남향집이 된다는 의미다.
 
경 회장은 사업 초기 ‘싸고 튼튼한 집이 선택받는다’는 일념아래 수분양자에 주택을 공급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경 회장은 수시로 현장에 찾아가 직원들과 소주에 삼겹살을 나눌 정도로 소탈한 성품으로 알려졌다.
 
동문건설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대출과 연대보증을 선 시행사의 도산으로 큰 위기를 맞았지만 업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마이너스 옵션제는 사업시행자가 신축 아파트의 골조 공사와 미장 마감공사까지만 하고, 인테리어 등 실내 마감공사는 입주자가 개별 취향에 맞게 직접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옵션을 빼거나 추가하고, 층·향별 가격을 차별해 분양가 거품을 뺀 것이다. 동문건설은 이를 발판 삼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동문건설은 2000년부터는 ‘굿모닝힐’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을 공급해왔다. 그는 ‘집은 옷처럼 편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입주민들에게 편리한 주거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2009년 세계가 경제위기를 맞았을 때 동문건설도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경 회장은 이례적으로 1000억원에 가까운 사재를 출연해 위기를 돌파했다. 2019년앤 자력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한 첫 건설사가 됐다.
 
지난해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에 발맞추고 전국구 아파트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새 아파트 브랜드 '동문 디 이스트'를 출시하는 등 브랜드 강화에도 힘썼다.

고인은 주택 건설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과 2008년에 각각 동탑산업훈장과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또 2005년 한국주택협회 이사, 2012년 협회 회원 부회장, 2016년 주택협회 회장 직무대행을 맡는 등 건설업계에서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옥분 씨와 장남 경우선(맥킨지앤컴퍼니 파트너)씨, 장녀 경주선(동문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씨, 며느리 김소연(경희대 국제학과 교수)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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