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이너스금리 채권 급감…11조 달러나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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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4-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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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매파로 돌아서면서, 마이너스 수익률 국채들이 사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채권이 11조 달러나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리델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 수석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앙은행들이 뒤늦게 이런 인플레이션 쇼크를 앞지르려 하고 있어 채권시장이 금리의 큰 전환 속에서 갑자기 가격을 매겼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고 있는 채권의 규모는 2조7000억 달러로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14조 달러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FT는"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대형투자자들에게 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등장했다.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최저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이 이어지면서 마이너스 금리 국채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유럽과 일본에서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고착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연준은 물론이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채권매입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라는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트레이더들은 금리가 올해 말까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제로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델 매니저는 "초저수익률 또는 마이너스 수익률의 종식은 채권투자자들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채권의 손실을 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향후 미래 수익률이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기금 등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을 대량 보유해야 하며, 향후 지급에 맞춰 충분한 수익률도 얻어야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변화가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인 살만 아흐메드는 마이너스 수익률 국채가 줄어드는 것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상승하는 가격에 대해 더 큰 보상을 요구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목 수익률은 상승하고 있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실질 수익률에 정말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 이후 남은 것이 중요한데 현재 인플레이션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국채가 가장 많은 곳은 유로존과 일본이었다. 지난해 말 유로존 마이너스 채권의 규모는 7조 달러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중앙은행이 긴축 통화 정책으로 향하는 세계적인 변화에 저항해 온 일본은 현재 세계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이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흐메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지역 경제 회복이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은 현재 마이너스 0.5% 수준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매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발 성장 충격이 유럽에서 훨씬 더 심할 것이기 때문에 ECB가 정책 정상화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유로존이 제로(0) 금리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수 있으며, 마이너스 수익 채권이 금방 사라지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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