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초대형 가맹점 협상은 일단 '순항'…관건은 중소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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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3-2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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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카드업계가 초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율 협상에선 비교적 원활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지난 2019년 당시 현대차와 벌어졌던 초유의 ‘카드 결제 거부’ 사태는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소형 마트’와의 대립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각에선 이 과정에 정치적인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비씨·현대)들은 현재 수수료율 재산정 주기(3년)에 맞춰 중대형 가맹점들과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도 자동차(현대차), 항공사(대한항공), 대형마트(이마트, 홈플러스), 백화점(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은 취급 규모가 가장 큰 초대형 가맹점으로 꼽힌다. 카드사 입장에선 그만큼 개별 협상 건에 세세한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번 협상에선 과거 벌어졌던 ‘최악의 갈등’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엔 현대차가 카드 수수료율 인상분이 과도하다면서 신한·삼성·롯데카드의 카드 결제를 거부한 사례가 있다. 2000년대 초에는 이마트가 BC카드의 수수료 인상 통보에 반발해 가맹계약을 해지한 후 7개월이 지나 수수료율 협상을 다시 진행한 적도 있다.
 
이 중 현대차와의 갈등엔 수수료율이 매번 내려가다 상승 전환한 ‘시기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양측간 마케팅 비용 측면에서의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위기는 그때와 다르다. 초대형 가맹점의 경우 실무자들이 1년에 1~2번씩 수수료 조정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고, 현재도 입장 차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형 가맹점들은 수수료율을 기존보다 ‘소폭 인상’하는 수준에서 합의점을 도출 중이다. 이는 앞서 중소 마트에 요청한 것보다도 좀 더 낮은 수준이다. 대형가맹점의 경우, 거래 관계가 완전히 투명하고 안정적인 점이 긍정 작용했다.
 
다수의 카드사 관계자들은 “초대형 가맹점들도 동일하게 3년마다 한 번씩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 과정을 거친다”며 “그쪽에도 해당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이 있어, 전반적인 상황을 알고 있는 만큼 크게 이견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자지급결제(PG) 업계와의 갈등도 곧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G사는 온라인쇼핑몰의 실질적 카드가맹점 역할을 하는데, 최근 7개 카드사가 보낸 수수료 인상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후 양측 실무자들은 수차례에 걸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4월 내로 해결책 마련이 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도 긍정적인 걸로 전해졌다.
 
최대 걸림돌은 ‘중소형 마트’와의 협상이다. 전국 5800여개 중형마트가 소속된 한국마트협회는 카드수수료율이 0.02~0.26%포인트 오르는 것을 공식적으로 반발하고, 현재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관련 논의에도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치적 셈법이 대입된 행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행동이 지속되면 영세자영업자 대표기관이란 인식을 심어주면서, 공청회 의사결정 등에서 많은 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정치적 입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앞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을 지낸 최승재 현 국민의힘 비례대표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 정치권에 입성한 전례가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과정들이 반복되면) 당내 정책을 조언하는 과정에서 빅 마우스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조성된다”며 “따라서 (마트협회가) 정치에 뜻을 두고 활동을 진행 중인 걸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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