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81명대' 저출산 리스크 분유업계...올해 성장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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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2-03-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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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여파...올해 합계출산율 0.7명대 추락 가능성

  • 국내 분유 시장 3000억 규모...4년 만에 1000억원 '뚝'

  • 프리미엄, 배달 이유식, 수출 다변화에 사활

매일유업,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로고. 각 업체는 분유 시장 축소에 대비해 프리미엄 유아식과 단백질 음료 등 다양한 건강기능성 식품을 출시하고 있다.[사진=각 사]

장기적 추세 흐름이던 저출산 현상이 코로나19로 가속도가 붙으면서 분유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분유업체들은 상품 라인업 확대로 돌파구를 모색하려 하지만 외국 분유 브랜드 선호 현상과 맞물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분유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올해는 프리미엄·배달 이유식, 단백질 제품 등 상품 라인업 확대와 수출국 다변화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분유 소매시장 규모는 3180억원으로 전년(3337억원) 대비 15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2017년 4291억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내년에는 시장이 더 위축돼 3126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분유 시장이 축소되는 배경에는 '저출산'이라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1명으로 전년(0.84명)보다 0.03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혼인 건수가 줄고 출산 연령대 또한 높아지고 있어 올해는 0.7명대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출산율은 최하위 수준이다. 2019년 기준 38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1명이다. 이중 한국만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분유시장 규모. 2018년까지 4000억원대를 유지하던 국내 분유 소매시장 규모는 지난해 3180억원대까지 줄어들었다. 장기적 흐름이던 저출산 현상은 코로나19 여파로 가속도가 붙으면서 분유 시장이 더 쪼그라들고 있다. 내년에는 분유 소매시장 규모가 3126억원으로, 올해보다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그래픽=정용석 기자]


외국 제품 선호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10년 전 1~2%에 불과했던 외국 분유 매출은 현재 국내 전체 시장에서 20% 비중을 차지한다. 2020년 기준 분유 수입액은 8317만 달러(약 1000억원)에 달했다. 줄어드는 분유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와 '치킨게임'에 돌입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수입 분유 점유율이 높아지고 중국 한한령 조치 등으로 수출도 크게 줄었다”며 “복합적인 이유들이 작용해 국내 분유 시장은 역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유아식 확장, 유통구조 다변화
 

해외 분유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분유 수입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0여 년 전 1~2%에 불과했던 수입 분유 제품 비중은 현재 20%대까지 증가했다. 반면, 분유 수출액은 감소세다. 최대 수출지였던 중국이 한한령 조치를 내린 뒤 국내 업체의 분유 수출 총액은 감소하고 있다. 업체들은 프리미엄 유기농 이유식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수출 활로를 찾고 있다.[그래픽=정용석 기자]


전통적인 분유 사업이 위축되는 반면 영·유아용 이유식 시장은 커지고 있다. MZ세대 부부를 중심으로 유기농·무첨가 이유식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고, 맞벌이 보편화로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형태보다는 시판·배달 이유식 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유아식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이미 오프라인 판매 비중을 넘어섰고, 모바일 주문과 24시간 이내 배송 등을 내세워 신선 배송 이유식 시장을 혁신한 ‘베베쿡’ ‘엘빈즈’ 등은 이유식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유식 사업은 수출 전망도 밝다. 2018년 50만 달러 수준이었던 이유식 수출액은 2020년 864만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2018년 1억 달러 규모이던 분유 수출액이 2020년 기준 90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여기에 한한령 조치 이후 분유 수출이 급감한 중국 시장을 넘어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중심으로 수출국가도 확대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집에서 간편하게 먹일 수 있는 이유식과 가정배달 이유식 등 선호 제품과 유통 방식이 변화하면서 이유식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며 “이제는 분유업이라는 영역보다도 이유식을 포함하는 유아식 시장이 유의미한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분유를 만들던 설비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도 출시해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상의 전환...단백질 건강기능 제품 ‘히트’
 
기능성 단백질 식품을 중심으로 한 제품 다변화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일동후디스다. 일동후디스는 3년간 연구개발한 단백질 음료 ‘하이뮨’으로 작년 한 해에만 매출 1000억원을 올리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하이뮨의 성공으로 수년간 적자였던 실적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380억원을 투자해 하이뮨 제품군을 생산하는 제3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매일유업은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단백질 음료 ‘셀렉스’를 선보이며 확실한 신규 수익원을 만들어 냈다. 출시 첫해 200억원 수준이던 셀렉스의 매출은 지난해 900억원 이상으로 뛰어 올랐다. 분유업계 ‘1위’ 타이틀에 머무르지 않고 성인 기능성 식품, 스포츠 음료로까지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단백질 음료’ 시장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에는 건강·영양식 판매 부문을 분사해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이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서 신규 수익원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남양유업 또한 상품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때 영유아식 1위 업체였던 남양유업은 최근 5년간 매출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다. 타 업체 대비 분유 매출 비중이 큰 만큼 분유 시장 축소에 따른 타격도 컸다. 남양유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해 수익 다각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분유 제품 이외에 성인식, 환자식, 영향균형식 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올해는 새로운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면서 다양한 상품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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