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갤럭시 생태계로 '새로운 고객 경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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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3-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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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재설정했다. 기존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을 담당하던 부문을 통합하고 완제품이 사용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면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생태계’ 구축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할 특별한 경험의 매개로 기기 간 연결,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핵심 역할을 맡은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2’를 비롯해 각종 행사에서 ‘연결된 경험’을 강조했다.

갤럭시의 이름을 한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웨어러블 기기 등 모바일 제품을 서로 연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집 안 가전제품이나 스마트조명을 편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이와 같은 전략은 조직의 명칭 변경에서도 잘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완제품을 담당하는 부문의 이름을 ‘기기 경험’을 뜻하는 DX(Device eXperience)부문으로, 무선사업부 명칭을 ‘모바일 경험’을 의미하는 MX(Mobile eXperience)사업부로 변경했다.
 
‘갤럭시맨’ 노태문 사장...2년간 파격 행보
노 사장이 쌓아온 경력은 그가 왜 ‘사용자 경험 창출’이라는 삼성전자의 전략에서 중책을 맡게 됐는지를 증명한다.

그는 MX사업부의 전신인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차세대제품그룹장, 선행하드웨어(HW)개발2그룹장, 혁신제품개발팀장, 상품전략팀장, 개발2실장, 개발실장을 거쳐 2020년 무선사업부장(현 MX사업부장) 자리에 올랐다.

노 사장을 무선사업부장으로 선임할 당시 삼성전자는 그에 대해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라며 “개발실장을 역임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주역”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젊은 리더로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참신한 전략을 제시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노 사장은 취임 첫해 ‘갤럭시 Z 플립’, ‘갤럭시 S20 시리즈’, ‘갤럭시 노트20 시리즈’ 등 주요 제품을 출시하면서 동시에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1’을 앞둔 2020년 말 “개방형 협력을 통해 연결성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더 많은 고객이 혁신적인 폴더블 기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폴더블 제품군의 다양화와 대중화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시리즈의 흥행을 주도했다. 지난해 갤럭시 Z 폴드3·플립3 흥행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87%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의 두 배 규모인 1600만대 수준으로 관측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시장에 연착륙시키는 데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시리즈에 힘을 주면서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갤럭시 S 시리즈에 편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특징인 S펜, 각진 모서리 디자인 등을 계승해 갤럭시 S22 울트라로 출시했다.

이는 상반기·하반기에 서로 다른 형태의 제품을 구분해 출시, 1년 내내 최고급 제품군 수요를 이어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 Z 시리즈 흥행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 S22 시리즈 흥행에도 성공하며 ‘연타석 홈런’을 쳐냈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진행된 사전 판매 기간 102만대가 판매됐고 사전 개통량만 30만대 이상을 확보해 사전 판매량과 첫날 개통량 모두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S22 울트라가 기존 갤럭시 노트 사용자들의 수요를 흡수하면서 시리즈 흥행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S22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MX와 DX를 연결하라...내우외환 선결돼야
이와 같은 MX사업부의 선전에 힘입어 노 사장은 오는 16일 개최되는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 사장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부회장)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 것인지가 삼성전자 안팎에서 관심사로 떠올랐다.

결국 MX사업부는 DX부문 산하에 있는 조직이고, 궁극적으로 모바일 경험이 삼성전자 전체의 기기 간 경험으로 진일보해야 퀀텀 점프를 실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노 사장을 사내이사로 전진 배치한 것도 이사회에서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DX와 MX를 연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생태계를 모든 완제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모바일 기기와 소비자 가전의 연결을 통해 보다 강력한 생태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노 사장이 이처럼 삼성 제품의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근 MX사업부 앞에 놓인 과제를 풀어내는 게 급선무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최근 한국·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게 원인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리즈 흥행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면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기능 의무화에 따른 성능 저하 논란의 후폭풍도 극복해야 한다.

GOS는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을 실행할 때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연산 부담을 줄여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아준다.

기존 제품에서는 GOS를 비활성화할 수 있었지만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는 GOS 삭제가 불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대응책도 강구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삼성전자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삼성전자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랫동안 1위를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이 시장에서 전년 대비 5%p 늘어난 3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면서 애플은 러시아 판매를 보류한 상태이며 삼성전자 역시 러시아에서의 사업 철수를 압박받고 있다.

말 그대로 내우외환의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에는 노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절실한 시점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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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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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다가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기능 의무화에 따른 성능 저하 논란의 후폭풍도 극복해야 한다.

    저기요 기자님. 언제 일단락이 됐는데요??? 일단락 된 적 없고 지금 집단소송 변호사 선임까지 끝내고, 신청자 받고 있는데요? 그냥 삼성이 쓰라든대로 기사 쓰십니까? 기자가 이래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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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분 용감하시네요 지금 사용자들의 분노의 수준을 알고는 계시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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