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민 "86용퇴론 대상, 사람 아닌 제도"..."그런 게 요설" 당내 혼란 가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혁신 구상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지율 30%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여의도 정치를 확 바꾸겠다"며 '정치개혁'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개혁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86그룹 용퇴' 등 선명한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허무한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쇄신 외친 李···"3040 장관 기용·네거티브 중단"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개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 이재명이 먼저 혁신하겠다. 민주당이 먼저 내려놓겠다"며 "대전환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민주주의, 국민이 승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치교체'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유능한 정치는 어느새 대결과 분열, 혐오와 차별을 동원해서라도 상대를 굴복하게 만드는 자신들만의 '여의도 정치'에 갇혀버렸다"며 "국민의 삶을 뒷전으로 물려놓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견고한 기득권 카르텔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민 최우선의 '정책대전환', 청년세대가 주역인 '세대대전환', 기후위기 등에 대비하는 '미래대전환'을 약속했다. 집권 후 국민내각을 구성해 3040세대 장관을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네거티브 공방 중단을 선언하며 야당의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이번 기자회견은 자신의 최측근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 송영길 당 대표의 차기 총선 불출마 및 정치개혁 약속과 궤를 같이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론'이 60%를 육박하는 반면 자신의 지지율은 30% 박스권에 갇혀 상황이 어려워지자, 더 큰 '정치교체론'으로 일종의 프레임 전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핵심은 '운동권 퇴장'...막상 86은 "사람 아닌 제도 문제"

정치권에서는 '정치교체론'의 핵심은 결국 '86 용퇴론'으로 귀결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86세대는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을 지칭하는 말로 1990년대부터 우리 정치와 사회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21대 국회 개원 시점 기준 정원 3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77명이 86세대였다. 40대 이하는 51명, 60대 이상은 72명이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내각도 86세대가 주도한다.
 
86세대는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경제 권력도 틀어쥐고 있다. 현 청년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진 최초의 세대로, 86세대가 입으로는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으면서 막상 기득권은 나누지 않는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MZ세대와 산업화세대가 손을 잡고 민주화세대를 포위하는 '세대포위론'이 구체화된 배경이다. 단순히 노년층의 맹목적 지지와 청년층의 화풀이 지지가 아닌 생존을 위한 투쟁인 셈이다.  

그러나 '86 용퇴론'에 대한 민주당 주류 '86세대'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86세대 정치인 중 차기 총선 불출마를 공언한 사람은 송영길 대표와 우상호 의원이 유이하다. '86용퇴론'에 불을 붙였던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치인 개인의) 용퇴가 핵심이 아니고, 이 제도를 용퇴시키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김 의원은 "개인이 결단해서 용퇴를 하든 불출마를 하든 임명직을 하지 않든 그런 것들이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키는 것"이라며 "우리 86정치인들이 책임을 지고 제도 개혁을 반드시 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권역별 비례제도 등 선거제도 개혁을 강조했다. 
 
이에 김우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걸 요설이라고 한다"며 "차라리 말을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변인은 "행동하지 않는 구두선의 정치는 배반형"이라며 "2030청년들의 저항은 행동하지 않는 말의 정치에 대한 퇴장명령"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신중한 자세다. 그는 '86 용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인의 정치 은퇴는 제가 감히 직접 요구할 사항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민과 당원 의견을 모아가며 내부 논의를 통해 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부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노동 공약'을 발표하고 '주 4.5일 근무제' 추진 및 전 국민 고용·산재 보험 도입 등을 공약했다. 산재 노동자 출신인 그는 "사람을 위한 노동, 공정한 노동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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