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올해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 문턱이 직전 분기보다 다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지만 차주들이 체감하는 대출한파는 여전하다. 기준금리 상승 속 빠르게 불어난 대출금리도 부담이거니와 이달에 이어 오는 7월에 추가 시행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여기에 작년보다 더 바짝 관리해야 하는 대출총량규제로 인해 올해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대출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금리상승기 가계 신용위험 확대 속 서민들이 이용하는 ‘2금융 대출’도 대출 문턱을 높이는 추세다.

1분기 은행 대출태도, 전분기 완화…“연초 규제 관망세에 강화 기조 축소”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권의 1분기 가계대출 태도지수는 전분기 대비 일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 주택대출의 경우 지난 4분기 -35에서 0으로 개선됐다. 가계 일반대출 태도지수 또한 -41에서 -6으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수가 0보다 높을수록 대출 심사조건을 완화하거나 대출 한도를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확대하겠다고 대답한 은행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직전 2분기 연속 큰 폭으로 강화된 이후 연초 관망세가 작용하면서 강화 기조가 축소된 모습"이라며 "주택대출과 관련해 크게 강화됐던 대출태도가 보합으로 완화되고 일반자금대출 역시 강화 정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계 신용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은행 관계자들이 전망한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11)보다 6포인트 확대된 16으로 집계됐다.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 지수가 12에서 15로 3포인트 뛰었고 중소기업 신용위험 역시 12에서 18로 상향됐다. 대기업(3→0)을 제외한 가계와 중소기업 모두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신용위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소기업 역시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이자 부담·DSR 강화·총량규제도 계속…체감문턱은 여전히 ‘꽁꽁’

그러나 새해 은행권의 이 같은 대출태도 완화 움직임에도 실제 체감 가능한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세계 각국의 긴축 움직임 속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그에 따른 여파가 실수요자들에게 부담될 여지가 높다. 이날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9%로 전월(1.55%)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코픽스 금리 상승분은 은행들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즉각 반영된다.

또한 이달부터 시행된 차주 단위 DSR 2단계로 인해 기존에 받은 가계대출이 총 2억원을 넘을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길 수 없게 됐다는 점도 현실적인 대출 문턱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달에 이어 오는 7월부터는 1억원 이상을 넘길 수 없게 되는 등 규제가 더욱 강화돼 차주별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가계부채 관리 일환으로 운영 중인 ‘대출총량규제’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차주들의 대출을 옥죌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은 4~5% 수준으로 지난해 증가율(6%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해당 증가율을 반영한 올해 대출 공급량은 최대 97조원대로 작년 가계대출 증가액보다 13조원가량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별 총량 범위는 KB국민·신한은행은 4~5%대, 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4%대로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각 은행별 대출여력이 지난해보다도 낮아지면서 차주에게 공급될 대출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편 코로나 장기화와 금리 상승기 속 부채리스크가 확산하면서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경우 새해 들어서도 대출 강화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과 생명보험사, 저축은행의 경우 비은행권에 대한 DSR 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대출 문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여지가 크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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