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재해법 시행되는 27일부터 설 연휴 시작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아파트 23~38층 외벽 등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5명이 실종됐고 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법 시행과 맞물려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까지 발생하자 각 건설사들은 설 연휴까지 앞당기며 '중대재해법 처벌 1호' 대상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는 일제히 국내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설 연휴 전후 공사 중단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27일을 '현장 환경의 날'로 지정해 정리정돈을 위한 최소 인원만 현장에 남길 계획이다. 28일에는 원도급과 협력사 직원이 참여하는 안전 워크숍을 개최해 사실상 27일부터 설 연휴에 돌입한다.

DL이앤씨와 대우건설도 27일부터 건설 현장 전체를 멈춰 세우기로 했다. 포스코건설도 전국 현장에 27일부터 휴무를 권장한다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한양은 아예 설 연휴 일주일 전부터 공사를 멈추고, 중대재해법에 대비한 대대적인 안전 점검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공기(工期) 맞추기에 사활을 거는 건설사들이 이번처럼 일괄적으로 휴일을 앞당겨 현장을 셧다운하는 건 이례적이다. 명절을 앞두고 하루 이틀 더 공사하겠다고 나섰다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1호 대상에 오를까 조심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더욱 심화됐다.

현산의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다시 한번 자체 점검에 나섰다. 민감한 시기에 자칫 사고라도 발생하면 안전 우려가 증폭될 수 있어서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의 책임 범위, 고의와 과실 기준 등에 대한 법 규정이 여전히 모호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법안은 대형 건설사보다 자금 여력이 떨어지는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불안해하는 눈치다. 

당장 시행령 제4조에 따라 상시근로자 수 500명 이상, 시공능력 상위 200위 내 건설사업자는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전담조직을 설치해야 하는데 비용과 인력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 전반에 민감한 상황이 이어졌는데 최근 아파트 붕괴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경각심이 최고조인 상황"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1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만큼 현장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B건설사 임원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건설현장 안전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건설업이 업무 특성상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계절적으로 겨울철에 사고 가능성이 높아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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