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홍콩 '내로남불' 생일파티, 한 때 정부 고위직 13명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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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타 카즈히로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2-01-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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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코로나19 검사소에 몰린 수검 대기자 행렬 (사진=연합뉴스)


홍콩 정부 고위직과 입법회(의회) 의원 다수가 참석한 연회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홍콩 정부 고위직 13명과 의원 20명이 한 때 격리되기까지 했다. 정부 행정수반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7일, 동 연회에 참석한 고위직들의 규정위반 여부를 조사하도록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연회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 해당) 홍콩지구 대표 중 한 명인 위트먼 헝(洪民)의 53세 생일파티로, 홍콩섬 완차이(仔)의 한 레스토랑에서 지난 3일에 열렸다. 헝 의원은 중국 광둥(東)성 선전(圳)시와 홍콩이 합작개발하는 첸하이 경제특구 홍콩연락사무소의 대표도 맡고 있어, 연회에는 정부 고위직과 입법회 의원을 포함해 약 180명이 참석했다.

 

연초부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감염 사태와 관련해, 6일과 7일에는 동 연회 참석자 중 2명이 양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고위직 13명과 의원 20명을 포함해 참석자 전원은 한 때 란타우섬(大嶼山) 페니즈베이(竹篙湾)의 검역센터에 격리되기도 했다.

 

연회에 참석한 정부 고위직은 캐서퍼 추이(徐英偉) 민정사무국장, 크리스토퍼 후이(許正宇) 금융서비스재무국장, 아우가왕(嘉宏) 입경사무처장, 사이먼 페(白六) 염정공서장, 레이몬드 시우(蕭澤) 경무처장 등.

 

6일 추이 국장 등 일부 참석자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시설에 격리됐다. 7일에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하자, 연회 참석자 전원으로 격리대상이 확대됐다.

 

그러나 8일, 두 번째 확진자의 경우 감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 백신에 의한 것으로 판명됐으며, 6일 감염이 확인된 참석자는 연회 당일 오후 9시 반 이후에 연회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 시간 이전에 연회장을 떠난 참석자는 격리대상에서 해제됐다.

 

■ 사태진화에 나서는 정부

문제는 홍콩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 7일부터 음식점 야간 실내 취식 금지를 발표한 다음날인 6일에 동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는 것.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으며, 정부는 사태진화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캐리 람 장관은 사건이 알려진 6일 임시 기자회견을 갖고, 민정사무국장인 캐서퍼 추이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이어 7일에는 격리대상이 된 정부 고위직들의 임시대행 인사를 발표했으며, 동시에 에릭 찬(陳基) 행정장관 판공실 주임과 패트릭 닙(聶徳) 공무원 사무국장에게, 문제의 연회에 참석한 고위직들에 규율위반이 여부를 상세하게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추이 국장 등 연회에 참석한 고위직들도 잇달아 사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람 장관은 3월에 실시되는 차기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출마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으나, 9일자 명보에 따르면, 이반 초이(蔡子) 홍콩중문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이번 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하는지 여부가 선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가령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행정장관 선거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한 중국 본토의 홍콩・마카오 관련 싱크탱크인 전국홍콩・마카오연구회 라우시우카이(劉兆佳) 부회장은 중국 중앙이 이번 사건에 분명히 실망했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홍콩 정부와 입법회의 명백한 명예 실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엄중한 대처와 시민들에 대한 사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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