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반등 가능성?..."상반기 중 어려워, 달러당 120엔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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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1-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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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틀면서 지난해 하반기 엔화 약세는 가속화했다. 연준 금리인상 전망이 반영되면서 달러 가치가 하반기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본중앙은행(BOJ)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당분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엔화 가치의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 가치 상승이 선반영된 경우라면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현 수준보다는 다소 올라갈 여지는 남게 된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일본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는 시기에 달러를 사고, 실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는 시기에는 달러를 팔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원칙이 일본 투자자들의 달러 매입에 많이 적용됐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해 미국 연준이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서두르고,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겠다고 발표하자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우리시간 오후 2시15분 기준 연준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를 현재의 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로 인상할 확률은 63.1%로, 5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0.5%로 인상할 확률은 52.5%, 0.5%~0.75%로 인상할 확률은 25.0%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고착화된 저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본은행(BOJ)은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아직까지도 BOJ의 목표 인플레이션 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연간 -0.03%를 기록한 물가상승률은 2021년 -0.17%. 2022년 0.5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 정책의 디커플링이 가속화하면서, 달러 대비 엔화 약세도 심화했다. 실제 2021년 일본 엔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시장정보제공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우리시간 1월 4일 오후 3시 2분 기준 1달러당 일본 엔화는 115.7엔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내에서는 연준과 BOJ 간 정책차가 현 환율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의견과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해외 관광객의 일본 유입·미국 중간선거·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퇴임 등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의 반등세를 이끌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엔화 상승을 이끌 호재는 많지 않은 편이다. 

실제로 엔화가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진단도 많다.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사키 토루 JP모건 일본 시장리서치팀장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까지 하락하다가 실제로 금리 인상이 나타날 경우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올해 중반까지 달러당 엔 가치가 117달러까지 상승한 후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인상할 때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BOJ의 정책 변화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는 가운데,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이는 엔화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그룹 외환전략책임자는 올해 상반기 동안 1달러당 엔화는 120엔까지 상승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계속해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수준에서 엔화 가치가 4% 정도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라카마 다이스케 미즈호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일본 내 규제 강화로 미국과 일본 간 경제성장률 격차가 확대되면서 엔화 가치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라카마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경제 활동에 부담을 주는 규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미국과의 성장률 격차를 해소할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라며 "이에 일본 자산의 매력은 반감했고,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본적으로 달러 강세 시장이며, 일본은 주요 선진국 통화들 중 약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대부분의 투자자들 역시 지난해 말까지 엔이 향후 약세를 보일 것으로 포지셔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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