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패스 위반 과태료, 손님은 10만원...업주는 최소 150만원
  • 자영업계 "왜 위반한 사람이 아니라 자영업자에게 벌금을..."
  • 집단 시위 나선 자영업자 단체들...방역 당국, "변경 어려워"
자영업자들이 과태료 처벌 수위를 두고 불공정함을 지적했다. 방역 당국은 관련 법에 따라 부과했다며 해명했지만, 자영업자들은 단체 시위까지 펼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업주가 손님 과태료 15배 부과...'형평성' 지적

지난 22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입구에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 회원들이 제작한 '정치인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자영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실시하는 방역패스 처벌 수위를 두고 형평성이 없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방역패스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또는 PCR 검사 결과 음성을 증명하는 제도다. 방역 당국은 지난 16일 방역패스 적용 계도기간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섰다.

최근 정부는 방역패스 적용 대상을 식당·카페, 학원, 영화관, 공연장, 독서실, 스터디카페, 멀티방, 피시방, 실내 경기장, 박물관, 미술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으로 확대했다. 방역패스를 확인받지 않고 해당 시설을 이용한 자는 과태료 10만원을 내야 한다.

반면, 시설 운영자의 과태료는 150만원부터 시작해 방역 수칙 위반이 추가될 때마다 최대 300만원까지 늘어난다. 이와 함께 업주는 최소 10일 영업정지에서 폐쇄 명령까지 추가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두고 자영업자들은 ‘형평성’ 문제를 꼬집었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패스 위반 벌금을 왜 위반한 사람이 아닌 자영업자에게 부과하는 건가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백신패스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지만, 왜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사람은 10만원 벌금이면서 자영업자는 150만원에서 300만원 벌금에 영업정지까지 당해야 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패스를 공지하고 게시했는데도 어기고 들어온 장본인보다 선량하게 먹고 살아보겠다고 죽도록 일하는 소상공인한테만 과도한 벌금과 처벌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1만1944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아예 방역패스 철회를 주장했다. 방역패스 도입 후 QR 인증 오류, 손님과의 갈등, 방역패스 꼼수 거래 등 혼란만 가중됐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16일 경기 고양시 한 카페에서는 방역패스를 요구한 업주를 마구잡이로 폭행한 40대 손님이 체포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3일과 14일 방역패스를 위한 QR 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자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한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접종 완료를 증명할 수 있는 계정을 구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손님들은 타인의 전자예방접종증명서 화면을 캡처해 도용하거나 휴대폰을 빌리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라도 업주는 손님의 15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자영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은 “방역패스 제도를 모두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시설을 이용한 사람이 벌금을 내야 한다. 자영업자가 왜 사람까지 써가며 확인을 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평하게 똑같이 해야 한다. 왜 한쪽만 자영업자 잘못도 아닌데 과하게 과태료를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했다.
 
집단 시위에 나선 자영업자들...방역당국 "변경 어려워"

지난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 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는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결의대회’를 열고 방역패스와 영업시간 제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전날 광화문에 모인 자영업자 300여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보장 △방역패스 철회 △백신접종 완료자 대상 영업시간 제한 철폐 △소상공인·자영업자 직접 지원 및 손실보상금 확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반대 등을 촉구했다.

조지현 자대위 공동대표는 “방역패스는 자영업자들에게 감시자 역할까지 하도록 만들고, 이를 못 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장사하는 게 죄인가. 더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희생이 없도록 정부는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지난해 748조원에서 올해 9월 기준 900조원으로 늘어날 정도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 방역패스 과태료 방침을 철회하고 야간 영업이 필요한 업종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방역 당국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지자체가 방역 수칙 위반 사례를 적발해 과태료 부과를 검토할 때 정황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가 정당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방역 수칙 위반 관련 과태료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부과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행 중인 특별방역대책은 공지한 날짜까지 그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법리적으로 정해진 사안이기 때문에 따로 변경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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