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스며든 NFT] 엔터는 주목하는데…팬들은 왜 달갑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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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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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과 송치형 두나무 의장. [사진=하이브]

최근 연예기획사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대체불가능토큰(NFT)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를 비롯해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내로라하는 연예기획사들이 이미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블록체인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가상자산을 연예기획사들은 왜 눈독 들이고 있는 걸까?

앞서 디지털 자산은 오프라인에 비해 낮은 가치 평가를 받아왔다. 콘텐츠는 너무 쉽게 복제되고 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가 활성화되며 디지털 자산에 관한 시선이나 평가가 달라졌고 콘텐츠의 소유권을 가리기 위한 고민이 깊어졌다. 이에 진품과 위조품을 가리고 소유권을 주장하며 거래까지 가능한 '권리 증명서' NFT가 등장한 것이다. 초기 NFT 시장은 기존 예술 작품을 디지털화하고 고윳값을 붙여 온라인 진품이라는 이름으로 토큰 거래해왔다. 하지만 점차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되었고 게임·예술·부동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연예기획사들이 NFT에 눈을 돌리는 건 엔터업계와 팬덤세대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음반, 공연, 소속 연예인 출연료 등으로 수익을 창출해왔던 연예기획사들이 아티스트와 팬덤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고 직접 콘텐츠 제작까지 도맡으며 종합 엔터사로 거듭나고 있다. 게다가 Z세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어 디지털 콘텐츠나 수익 등이 중요해졌고, 고유성과 희소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팬덤 심리와 닿아 있는 NFT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지난 11월 4일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사업설명회에서 아티스트 IP와 NFT가 결합한 팬덤 기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예로 든 것은 바로 '포토 카드'였다. 최근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실물 음반을 구매하고 구성품으로 아티스트의 포토 카드를 수집하는 것이 유행이다. 원하는 그룹 구성원의 포토 카드를 얻기 위해서 수십, 수백 장의 음반을 구매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하이브는 이를 두고 한정판 포토 카드를 NFT 기술로 디지털 가산화해 자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수집하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기술에 따라 포토 카드에 영상이나 음성 등까지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이브 외에도 SM과 JYP, YG, 큐브 등이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티스트 IP와 NFT 결합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배우 이정재·정우성이 설립한 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올해 컴투스·위지윅스튜디오와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 모바일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영화 및 비디오물을 제작하는 IT 기업과 인수합병으로 아티스트 IP 기반 메타버스, NFT, 이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모색할 예정이다. 초록뱀미디어 등 드라마 제작사들도 공동으로 커머스, NFT, 메타버스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예기획사들의 NFT 사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아이돌 팬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하이브의 NFT 사업 진출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BoycottHybeNFT', '#ARMYsAgainstNFT' 등 해시태그로 적극적으로 반발했다. 아티스트를 지나치게 상품화하고 굿즈 비용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특히 "포토 카드나 음원 등은 이미 기존에 유통되던 상품인데 여기에 NFT를 부여한다고 해서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NFT의 안정성과 탄소배출 등 환경문제 등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연예기획사들이 NFT 사업에 열을 올리고 계속해서 몸집을 부풀리고 있지만 아직은 팬덤 등 소비자에게 NFT의 신뢰를 심어주기란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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