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곽상도 영장 기각에 檢부실수사 논란 일파만파.."추가수사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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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1-12-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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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기각 사유 검토해 영장 재청구 검토할 것"

곽상도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50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에 차질이 빚어졌다. 검찰이 곽 전 의원에 대한 범죄 혐의 소명(낮은 단계의 입증)조차 실패하면서 사실상 검찰이 부실수사를 한 결과라는 비판이 거세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구속 사유와 필요·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에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으로 25억원가량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려던 당초 계획을 뒤집고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마저도 입증하지 못했다.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는 알선 대상자를 특정해야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알선 수재 혐의로 기소를 하려면 알선받은 대상자를 특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장실질심사가 있었던 지난 1일 검찰은 재판부에 "(알선 대상을) 아직 특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곽 전 의원)구속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추가 수사에 대해 법조계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미 (관련자들에 대한) 증거 인멸은 다 됐을 것"이라면서 "(이제 와서) 추가 수사를 할 것이 있는지 의문이다. 영장 재청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0월에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잉 기각한 바 있다. 결국 검찰은 영장기각 20일 만에 영장을 재청구해 김씨를 구속했지만, 이후 김씨를 비롯해 '대장동 4인방(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정영학 회계사·남욱 변호사)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곽 전 의원 구속영장 기각으로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 등의 수사도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50억 클럽'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폭로된 대장동 개발 로비 대상자를 일컫는다. 곽 전 의원을 비롯해 박 전 특검, 권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이 포함됐다. 

권 전 대법관은 퇴임 후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고 법률 자문을 맡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박 전 특검은 그의 딸이 화천대유를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혹이 있고, 인척 관련해서 건설 민간업자들과 '대가성 관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부실 수사' 여론이 높이지면서 한동안 잦아들었던 특검 도입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야권 관계자는 "특검 도입을 빨리 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민주당이 특검에 합의하지 않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검찰은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씨를 소환 조사했다. 지난 수사 과정에서 정영학 회계사는 "정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150억원을 요구해 자신과 남 변호사에게 총 120억원을 받아 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이날 취재진에게 혐의를 부인하며 조사실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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