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기준금리 오르자마자 빚투 이자 인상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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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11-2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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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H투자證·메리츠증권 신용공여 금리인상 검토

  • 올 3분기까지 1조1400억 벌어 주수입원 중 하나

  • "이자놀이 한다" 비판은 부담… '인상' 눈치게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각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미 일부 증권사들은 이번 인상에 맞춰 금리인하기에 조정했던 신용공여 금리 조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조달금리가 오를 전망인 만큼 다른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금리 인상도 예정된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 중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신용공여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25bp 인상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인상 야기하기 때문에 신용공여 이자 상승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CD금리를 기본금리로 하고 가산금리를 붙여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대여해주는 증권사의 특성상 기준금리 인상이 금리 상승 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금리인상 전 연 0.77%였던 CD 91일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후 연 0.92%로 오른 바 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신용공여 금리를 기존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도 조달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산금리를 지속적으로 조정할 경우 수익률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산비용과 조달금리 등 부대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산금리만 조정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초 연 1.13%였던 CD 91일물 금리는 26일 기준 연 1.25%로 오른 상황이다.

신용공여 융자가 각 증권사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점도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0대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총 1조1401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2067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2063억원)과 NH투자증권(164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4~10위는 △키움증권 1457억원 △한국투자증권 1438억원 △KB증권 1146억원 △신한금융투자 686억원 △하나금융투자 420억원 △대신증권 325억원 △메리츠증권 145억원 등이다.

다만 각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금리인상이라는 총대를 메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유지하면서 개미들의 수익률이 예전만 못한 상황인데 증권사는 돈만 빌려주면서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판이 발생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금리 인하 당시 신용공여 금리를 꾸준히 인하하면서 현재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에 인상하더라도 여전히 업계 대비 낮은 수준의 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도 8월 기준금리 인상 당시 가산금리 인하를 통해 구간별로 0.08%포인트씩 신용공여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따라서 신용공여 금리를 소폭 인상하더라도 업계 평균 대비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바로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향후 시간이 지나면서 역마진이 발생하는 등 손익 개념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신용공여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며 "당국의 눈치가 보이기는 하겠지만 손해를 보면서 대여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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