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공약에 등장한 '주4일제'... 일부 기업은 이미 성공적으로 시행
  • 국민 절반은 주 4일제 찬성하지만... 임금 등 조건따라 찬반 엇갈려
  • 전문가 "조건이 맞으면 정착 가능하지만...많은 사회적 합의 필요"
내년 대선 레이스 중 '주4일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민 중 절반은 주4일제 도입을 찬성하면서도 임금 감소 여부, 휴무일 등 주요 조건을 두고 의견이 나뉘는 모양새다.
 
대선 공약에 등장한 '주4일제'...일부 기업은 이미 정착

 23일 오전 서울 신촌 스타광장에서 열린 주4일제 도입 캠페인에서 발언하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왼쪽사진의 오른쪽)와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MBN 종편 10주년·개국 27주년 국민보고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 [사진=연합뉴스]
 

24일 정치계에 따르면 최근 각 대선 후보들이 ‘주4일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 4일제란 일주일에 나흘만 일하는 근무 체계를 법으로 지정한다는 의미다. 현재 노동법은 2018년부터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법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에 최대 12시간까지만 추가 근무를 허용하는 ‘주52시간제도’를 시행 중이다.

오는 대선을 앞두고 일부 후보는 주4일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7일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에 참석해 “국내에서도 출판사, 광고사, 화장품 회사 등 이미 실시 중인 회사들이 있고, 은행권도 주 4.5일제 등 다양하게 주4일제로 향해 가고 있다”며 주4일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아예 ‘주4일제’를 1호 공약으로 앞세웠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주4일제 연구용역 발표 행사에서 “주4일제는 이미 시대정신이다. 선진국에서 태어난 우리 청년들은 선진국 시민다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열망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지난 12일에도 “유럽연합은 이미 30년 전 주 35시간이라는 지침을 정했고, 최근 아이슬란드·스페인도 국가 차원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스코틀랜드도 주4일제 시범 실시를 계획 중이다. 국내에서도 출판사, 광고사, 화장품 회사 등 이미 실시 중인 회사들이 있고, 은행권도 주 4.5일제 등 다양하게 주4일제로 향해 가고 있다”며 ‘주4일제’ 공약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국내 업계에는 에듀윌, 에네스티, 여행박사 등 일부 기업이 주4일제를 시행 중이다. 이 중 에듀윌은 자체 조사를 통해 주4일제에 대해 근로자 97%가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에듀윌을 다니고 있는 30대 김모씨는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공부해 미래 노후대비와 회사 아이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또 다른 40대 에듀윌 직원 김모씨는 “주4일제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학부모 위원회에 참석했다. 근무 초반에는 쉬는 날에도 업무가 들어오진 않을지, 공백이 생기지 않을지 불안했지만 회사 차원에서 인력 충원 등으로 불안 없이 온전히 주4일제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에듀윌 관계자는 “주4일제 근무제가 매출 증가와 인원 충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 초반에 시행착오도 많아 내부적으로 계도기간과 시스템 개편을 거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 절반은 주4일제 찬성하지만...'사회적 합의' 중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민 중 절반 이상은 주4일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금 조정, 휴무일 등 세부적인 조건에 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지난 3일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4일제’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51%가 주4일제 근무제 도입을 찬성했다.

찬성 비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18~39세의 찬성 비율은 70%를 넘어선 반면, 60세 이상은 찬성 29%, 반대 65%로 생각 차이가 분명했다. 또한 임금근로자는 절반 이상 주4일제 도입을 찬성했지만, 자영업자는 61%가 반대했다.

임금 감소 여부는 주4일제 동의 여부에 주요 요건으로 작용했다. 설문 조사 결과 64%는 “임금이 줄어든다면 주4일 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한 휴일이 하루 늘어난다면 수요일(32%)과 금요일(32%)에 쉬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어 월요일이 26%로 2위를 차지했다.

정치 성향에 따라 가치관도 달랐다. 한국리서치는 “진보층에서는 개인 시간 및 워라밸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58%로 더 높지만, 보수층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55%로 더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앞서 진보 계열인 이 후보와 심 후보가 주4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보수 계열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주4일제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또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지난 18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주4일제는 중소기업을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다. (주5일제는) 10% 정도 근로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5에서 4로 줄어드는 20% 작업시간 감소는 생산력을 한 25%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주4일제 도입 여부는 해외에서도 이슈다. 미국 매체 CNN은 지난 17일 미국이 최근 ‘구인 대란’을 겪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주4일제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기업들이 이에 주목할 때라고 보도했다. 2019년 기준 미국 전체 기업 중 주4일제를 도입한 곳은 27%로 파악됐다.

일본에는 미즈호 금융그룹, 야후, 야마토운수,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4일제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정부는 주4일제 시행 희망업체 200곳에게 3년 동안 지원을 하고 있다. 덴마크 오스헤레드시는 지난 2019년부터 약 300명의 시 공무원들이 주4일제로 근무 중이다.

한국 정부는 주4일제 도입 전 ‘국민적 공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주6일제에서 주5일제로 오는 데도 한 10여년이 걸렸기 때문에 잘 안착하려면 충분한 공감대가 먼저인 것 같다. 논의 과정이 막 시작 단계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진보 계열이나 노동계에서는 근로시간을 줄이자는 입장이고 경영계나 보수 입장에서는 경제 부담을 강조한다. 주4일제가 도입되면 소득 보전을 위해 노동 생산성 향상을 요구하게 된다. 이런 조건이 맞으면 새로운 근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다. 사회적 합의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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