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겸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요소수 공급대란에 이어 중국이 고철 등 원자재 수입을 확대하자 가격이 급등하며 글로벌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중국이 블랙홀처럼 특정 제품을 빨아들이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이른바,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원부자재에서 최종 소비재까지 중국산 제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차이나플레이션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중국발 요소수 대란은 사전에 정부가 대비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알려진 대로 중국정부가 지난 10월 11일 이미 요소 등 비료 수출규제 가능성을 시사했고, 15일 요소를 포함 29종의 비료 수출제한 규정을 발표했을 때 사전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10월 중순 수입제한조치 발표 후 정부가 즉시 대응했다 하더라도 시간적으로 11월 초 불어닥친 요소수 사태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핵심은 작년 12월 중국 내 전력난 이슈가 부각되었을 때 나비효과를 예상했어야 했다. 요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해 생산된다. 작년 12월 전력난 문제로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는 10대 발전기업들을 불러 모아 좌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호주산을 제외하고 가능한 석탄 수입을 확대하고 발 빠르게 내몽고 자치구 광산채굴을 승인했다. 그러면서 중국 전력난이 조금 완화되었지만 시 주석의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지방정부 에너지 감축정책인 ‘에너지소비 이중통제(能耗双控)가 본격화 되었다. 에너지 소비강도 및 총량의 이중통제 정책의 8월 시행과 함께 사고가 잦은 노후탄광도 폐쇄시켰다. 이런 요인들이 겹쳐지면서 지난 9월부터 다시 전력난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게다가 호주산 석탄수입이 줄어들고, 남부지역 가뭄과 태풍 영향으로 수력발전 가동과 동북지역에서도 바람이 불지 않아 풍력발전 가동문제가 더해지면서 친환경 에너지 자원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결국 요소수 대란은 작년 12월 중국 전력난의 나비효과이다. 우리의 대중국 통상정책 전문성과 시스템 부재를 보여주는 한 단면인 것이다.
 
고철가격 폭등도 마찬가지다. 중국 지방정부는 탄소중립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철강기업들에게 기존 철광석 대신 고철사용 비중을 대폭 늘릴 것을 주문했다. 대기질 개선을 위해 탄소 배출이 많은 용광로 가동을 줄이고, 전기로 생산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철강기업 및 관련 수입업체들이 고철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중국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 달성의 미래목표와 민생과 경제안정이라는 현재의 다급함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7일 중국 전력망공사는 전력난이 해소되었다고 발표했다. 실제 11월 전력 하루생산량도 전월대비 100만 톤 이상 늘면서 전력사정이 9월 전력난이 본격화된 시점보다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필자가 중국 현지에서 본 상황은 가로등이 드문드문 꺼져 있는 등 여전히 전력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제조공장이 많은 장쑤성의 경우는 기업들에게 통지문을 보내 매월 15일 정도 정전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 이중통제 정책에 따라 올해 말까지 매월 기업들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15일 정전 계획을 표시해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에너지 소비량은 매년 약 3.8% 성장하는데 생산량과 수입량은 제한적이다 보니 향후 전력난 이슈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석탄 매장량이 전 세계의 약 15%로 적지 않지만 중국 내 석탄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많기 때문에 전력부족은 중국정부의 핵심과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 전력난에 따른 나비효과는 더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발 인플레이션과 전력난에 따른 원자재 공급망 대란은 더욱 소용돌이 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발 빠른 단기 대응과 중장기적인 해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체나 일부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애기하는 수입다변화는 단기적인 해법이고 정부가 기업들에게 자금을 지원하지 않는 한 그 효과는 크지 않다. 국내 수입기업들이 호주, 베트남 등 국가로 수입다변화를 할 줄 몰라서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가격 경쟁력, 물류비용 등 수입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이 공급사슬의 최적화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크게 3가지 대응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산업 전방위적으로 그린정책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둘째,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별 생태계 구축 방안 및 기업지원 시나리오를 좀 더 촘촘히 작성해야 한다.

이번 요소수 대란의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입비중이 80% 이상인 품목수 국가별 현황을 보면 중국이 1850개, 미국이 503개, 일본이 438개로 총 3941개에 이른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전 품목별로 민관합동 대책반을 신설해 체계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한다. 셋째, 역으로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비중이 높은 품목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양국간 구상무역 타당성도 검토해 봐야 한다. 한국은 중국의 제1-2위 수입대상국으로 2020년 기준 중국의 대한국 수입금액이 1735억 달러로 일본(1767억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대(對)한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세분화시켜 찾아내야 한다. 한국은 HS코드 10단위, 중국은 8단위를 사용한다. 따라서 우선 중국 8단위 코드 기준 수입품목과 우리 10단위 수출품목의 대조작업을 통해 품목을 세분화하고, 그 다음 각 제품별 중국의 제3국 수입비중을 세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중국의 대(對)한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추려내야 한다. 만약 중국이 마그네슘, 산화텅스텐, 리튬 등 핵심 원자재의 전략물자를 무기화할 것에 대비한 방어책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이를 활용한 한·중 양국간 변형된 구상무역 방안도 고민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상무역은 양국간 협정을 통해 일정기간 수출자에 대한 수입대금 전부 혹은 일부를 수입자가 제품으로 지급하는 거래방식이다. 한·중 양국간 교역과 공급망 구조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결코 쉽지 않다. 좀 더 빠르고 구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미·중간 전략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우리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대중국 통상 전문가로 구성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박승찬 필자 주요 이력
△중국 칭화대 경영전략박사 △주중 한국 대사관 경제통상전문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