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vs 비둘기'...파월 대항마 브레이너드, 연준 의장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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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1-11-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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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지명이 미뤄지는 가운데, 시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의장이 아닌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지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좌)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CNBC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의장직에 오르게 된다면 시장은 연준이 더 비둘기파(통화 완화 정책 선호 성향)적인 정책을 펴고, 은행 규제, 기후 변화 등 정치적인 문제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금융 시장은 브레이너드 이사가 의장직을 맡게 되면 연준이 더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풀이했다. 브레이너드 이사가 이끄는 연준이 현재 파월 의장의 연준보다 금리를 높이거나, 긴축 정책을 시행하는 데 더 많은 여유를 둘 것이라는 뜻이다. 현재 금융시장 거래가들은 연준이 현재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종료하는 내년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업체인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미국 워싱턴 정책 전략가는 "시장이 브레이너드 이사를 약간 더 비둘기파적인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하게 말하자면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이사 사이에 뚜렷한 차이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파월 의장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시장이 그에 대해 가지고 있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상당한 정치적 압력 하에서도 스스로 맞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능력"이라고 밝혔다. 

피터 부카바르 블리클리글로벌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와 다른 전문가들은 누가 의장으로 지명되어도 주식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이 연임하는 것보다 브레이너드 이사가 새롭게 의장으로 지명되었을 때 더 큰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부카바르 CIO는 "브레이너드가 지명되면 10분 정도 (주식) 시장이 상승하는 데 그치겠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그보다 큰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 전략가들은 브레이너드 이사가 지명받으면 시장은 물가 상승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상을 미뤄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기준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과 스프레드가 커질 수 있다. 

한편, 브레이너드 이사가 실제로 정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지와는 상관 없이 경제학자들과 투자자들은 그가 파월에 비해 더 정치적인 인물이라고 여기고 있다. 밀스 전략가는 지난 2016년 브레이너드 이사가 당시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개인 기부 한도인 2700달러(약 320만원)를 기부한 이후로 더 정치적인 인물로 비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터 부카바르 블리클리글로벌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시점을 결정할 때 중간 선거에 대해 덜 의식할 것"이라며 "브레이너드 이사가 의장이 된다고 중간 선거를 의식할 것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시장은 그렇게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내년 11월 8일 중간선거를 시행할 예정이다.

민주당 내 진보주의자들에게 지지받고 있는 브레이너드 이사는 기후변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드손튼 수석 경제학자는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이사 간 가장 큰 차이점은 브레이너드 이사가 기후변화에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라며 "또한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더 개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두 후보를 면담했다는 소식이 나왔음에도 의장 지명이 미뤄지는 상황을 두고 브레이너드 후보의 의장 지명 가능성을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마이클 아론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 미국 SPDR 부문 수석 투자전략가는 "2주 전에는 파월 의장이 연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확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예상보다 높은 상태의 인플레이션·부적절한 금융 투자 논란·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명자라는 사실 등은 그가 바이든 행정부의 쉬운 희생양으로 여겨지게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브레이너드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이 아니더라도 연준 부의장에 임명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2022년 초 임기가 끝나게 되고, 사임 의사를 밝힌 랜들 퀄스 연준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의 자리 역시 12월 말부터 공석이기 떄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을 브레이너드 이사가 대형 은행권 규제를 총괄하는 퀄스 부의장의 역할에 지명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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