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공공기관, 소송비용 369억원 미회수…규정 마련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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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11-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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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훼손 등 이유로 미회수…"예산 누수 관행 개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사진=유대길 기자]

앞으로 공공기관이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비용을 회수하지 않아 예산이 누수되는 관행이 개선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기관이 승소 후 소송비용 회수를 방치하지 않도록 '공공기관 소송비용 업무처리 개선방안'을 마련해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다수의 공공기관은 소송업무 수행 과정에서 규정이 없거나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승소 후 소송비용을 임의로 포기하는 등 미회수 또는 방치하고 있었다.

권익위가 35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소송 관련 실태조사 결과 59개 기관(17%)에 소송비용 회수규정이 없었고, 회수하지 않은 소송금액은 369억원에 달했다.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할 경우 그 규모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또 소송비용 회수 예외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규정 없이 기관의 이미지 훼손 등을 우려해 자의적 판단으로 미회수하거나 회수 예외규정을 확대 해석해 회수를 포기하는 사례도 다수 있었다.

권익위가 올해 8월 국민생각함에서 '공공기관 소송비용 회수'에 대해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응답자 819명)한 결과 △공공기관이 승소 사건의 소송비용을 회수해야 한다 94.3% △소송업무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97.1% △미회수는 엄격한 예외규정에 따라 제한적이어야 한다 87.1%로 나타났다.

이에 권익위는 각급 공공기관에 소송사무 처리기한 설정, 관계자 통보절차 마련 등 소송비용 회수방안을 구체화하는 소송업무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소송 당사자가 사망하거나 경제력이 없는 등 불가피하게 소송비용 회수가 곤란한 제한적 상황에서만 객관적인 회수 예외규정을 마련해 적용하도록 했다.

한편, 권익위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140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부패를 유발하거나 국민 고충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권익위는 242건의 제도개선을 권고했으며, 이에 대한 기관 수용률은 98.9% 수준이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승소 사건에 대한 소송비용 미회수·방치는 소극행정이자 부패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번 제도 개선으로 처리기한에 대한 세부규정이 마련돼 공공기관의 예산 누수가 방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공공기관으로 실태조사를 확대해 승소하고도 비용 회수를 소극적으로 방치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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