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3위 구글, 아마존·MS 맹추격 위해 출혈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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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11-0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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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클라우드 CEO "장기적 관점의 투자 지속"

  • 인력확충·기술개발 넘어 산업특화 클라우드로

  • 美국방부 사업수주 기회…직원들 반대가 변수

토머스 쿠리언 구글클라우드 CEO [사진=구글클라우드 영상 갈무리]


세계 클라우드 업계 3위 구글클라우드의 취임 3년차인 최고경영자(CEO)가 인재영입과 기술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 1·2위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추격하고 이들의 3분의1 내지 2분의1에 불과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분간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토머스 쿠리언 구글클라우드 CEO는 최근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10%까지 확대된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늘리기 위해 "인재·기술에 투자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클라우드서비스 업계 1위는 점유율 33%를 보유한 AWS, 2위는 점유율 20%를 보유한 MS다.

쿠리언 CEO는 미국 소프트웨어 거인인 오라클에서 제품담당 사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8년 기업용 클라우드사업 강화에 나선 구글에 영입됐다. 당시 구글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AWS와 MS에 비해 크게 뒤처진 상태였다. 쿠리언 CEO가 구글클라우드사업을 이끌면서 10%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두 선두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애쓰는 상황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구글의 클라우드부문 영업인력 규모는 AWS와 MS의 5분의1~10분의1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2019년에 자사 클라우드부문 영업인력 규모를 "수년 내에 3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쿠리언 CEO는 이번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라는 예상 밖의 변수가 있었음에도 이 영업인력 확충 목표를 계획대로 달성했다고 밝혔다.

쿠리언 CEO는 기업 고객 대상 클라우드 사업을 키우려면 "기술을 개발할뿐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솔루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과거 수십년간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벌여 온 오라클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구글클라우드에서 기업 고객의 요구사항을 수용해 세심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을 충원하고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왔다는 설명이다.

구글클라우드의 공격적인 투자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구글클라우드의 1, 2, 3분기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6%, 54%, 45% 증가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9억7400만달러, 5억9100만달러, 6억4400만달러의 분기별 영업손실도 발생해 재무제표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쿠리언 CEO는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방침에 변화는 없다"라고 말했다.

쿠리언 CEO는 흑자 전환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일정 규모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력·기술 투자에 더해 데이터센터 구축 지역을 인터뷰 당시 기준 28곳에서 향후 38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세계 각지의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설비를 확충해, 현지 산업규제나 기업별 업종 특성에 맞는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시장 진입 초기의 구글클라우드는 앞서 구글이 소비자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도화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업 환경에서 쓸 수 있도록 제공했다. 쿠리언 CEO가 구글클라우드 수장을 맡은 이후부터는 소매업종, 금융서비스, 미디어산업 등에 초점을 맞춰 각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서비스를 구축해 제공하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성숙으로 클라우드 기업들이 '산업특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향이 일반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구글은 20년 전부터 AI 연구를 수행하는 등 기술면에서 앞서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데이터와 AI 기술 활용 역량 자체를 클라우드 사업상의 차별화 요소로 부각시켰다. 이제 구글클라우드를 데이터 분석 인프라로만 바라보는 기업의 인식을 넘어서야 할 때다.

쿠리언 CEO는 특징적인 기술을 돌파구로 삼아 신규고객을 개척하고 제공서비스를 늘리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구글클라우드가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넘어 핵심업무를 운영할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그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 것도 남은 숙제다. 핵심업무용 인프라 제공을 포함하는 장기적인 서비스 계약이 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필수 요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구글클라우드는 핵심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클라우드서비스 업체가 되려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에선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 산하 모든 은행의 계정계에 구글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계약이 체결된 사례가 나왔다. 쿠리언 CEO는 최근 미국 국방부 관계자와 만나 100억달러 규모의 국방부 멀티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인 'JWCC' 사업 입찰 절차를 논의하기도 했다.

구글이 JWCC같은 대규모 사업으로 수익을 키우면 AWS·MS와의 격차를 좁힐 가능성도 커진다. 다만 자사 기술이 전쟁에 개입하고 폭력에 동원돼선 안 된다는 직원들의 반발 여부가 변수다. 앞서 구글클라우드는 국방부의 AI 기반 이미지 인식기술로 군용 드론의 영상감시 이미지를 분석하는 '메이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쿠리언 CEO의 영입 직전에 직원들의 반대로 계약 연장을 포기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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