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요소수 대란에 규제완화 만지작…산업용→차량용 전환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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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1-11-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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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용 요소 차량용과 비교해 불순물이 많아 전환 어려워

  • 중국 의존도 97%…중국 내 공급 개선이 해결 열쇠

요소수 공급이 부족해진 4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요소수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요소수 품귀 현상 해결을 위해 차량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산업용 요소수에 대한 현황 파악을 하는 한편, 업계의 매점매석 행위도 단속에 나섰다. 다만 고육책으로 나온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환경규제 완화 등 특단의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열렸다.

4일 정부에 따르면 환경부의 기술 검토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내주부터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정부는 철강, 화력발전, 시멘트업계 등 요소수를 사용하는 주요 업계의 요소수 재고 파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용의 다양한 요소수 용도와 달리 이를 모두 차량용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언이다. 대체로 산업용 요소수는 저품질인 반면 차량용은 고품질로 평가된다.

요소수는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분해해 배출가스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약 200만대의 운행에 요소수가 사용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요소수 자체가 차량의 운행 가능 여부에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단지 국내법상 대기 배출 규제를 지키기 위해 요소수가 사용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정부는 경우에 따라서 대기 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등도 요소수 품절 대란의 대응책으로 남겨뒀다.

동시에 정부는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에 대한 긴급 차단 조치에도 나섰다. 이날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는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다음 주 중 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환경부와 지방환경청에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환경부·공정위·국세청·관세청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합동 단속반을 가동해 매점매석 행위에 대응하기로 했다.

갑자기 우리나라가 요소수의 품절 대란에 빠지게 된 배경은 요소수의 원료가 되는 요소의 거의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 등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매년 약 500만t(톤)의 요소를 세계시장에 공급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1~9월 누계 기준으로 56만4000t(14%)의 요소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 이는 인도에 이어 둘째로 많은 양이다.

요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해서 생산한다. 최근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자국 내 석탄이 부족해지자 요소 수출을 중단한 불똥이 우리나라로 튀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도 요소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있었으나, 석탄이나 천연가스가 나는 중국, 러시아 등 산지 국가들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요소 생산 업체들이 2013년 전후로 모두 없어졌다.

정부는 우선 외교채널을 동원해 중국에서의 요소 수출 재개는 물론 타지역의 수입 가능한 물량도 모두 탐색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수입 대체와 통관 지원 등 요소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코트라의 김성애 중국 베이징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요소 수출이 억제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재고량은 확대되고 있어 중국 내 시장 가격은 점차 안정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무역관은 그러나 "계절적 요인으로 석탄 등 생산 원료 가격 급등세가 이어져 중국 내 요소 생산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중국 내 공급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출제한 조치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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