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숨통 트인 우리금융…"마땅한 매물 없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봄 기자
입력 2021-11-03 1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

우리금융그룹이 출범 2년 10개월 만에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서 비은행 부문 M&A에 숨통이 트였다. 우리금융은 늘어난 출자 여력을 바탕으로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최우선 순위로 추진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는 데다 높아진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합금융 도약을 위해 꼭 필요한 보험사 역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장 포화 등으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를 내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우리금융에 대한 내부등급법 도입을 최종 승인했다. 내부등급법은 금융당국의 허락 아래 금융지주나 은행이 자체 추정한 리스크 측정요소를 활용해 신용리스크에 대한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간 우리금융은 5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사용해왔다. 표준등급법은 세계은행 감독기관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정한 표준 가중치를 적용해 위험가중자산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전환할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줄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올라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적용에 따라 BIS 비율이 약 1.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금융의 BIS 비율이 13.4%라는 점을 감안하면, BIS비율은 14.7%까지 높아지고 자기자본은 2조원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M&A에 늘어난 자본 여력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 1월 출범한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증권 및 보험 계열사가 없다. 때문에 증권사를 비롯해 보험, 카드, 저축은행,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고루 갖춘 다른 금융지주보다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으로서는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가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다만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최종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초 이후 유동성 자금이 증시로 몰리며 브로커리지 수익 등 증권사 수익이 고공행진하면서 몸값이 배로 뛰었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 이베스트증권 등이 꾸준히 매물 후보군으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규모 대비 높아진 몸값은 우리금융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임기 내 증권사 인수 완료를 주문할 정도로,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에 대한 열의가 높다”며 “다만 증시 호황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 몸값이 높아진 상황에서, 매입 가격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정선이 어느 정도인지 등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계열사 인수 역시 만만치 않다.

보험사의 경우 동양생명, ABL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지만 모두 소형사에 불과하다. 소형 보험사들은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만큼, 인수 시 실익보다 재무부담만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를 내야 하는 우리금융으로서는 보험사의 낮은 수익성이 부담인 상황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IFRS17이 도입되기 전인 내년까지가 저평가된 소형 보험사를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것”이라며 “시장포화, 실손보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수에 따른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를 내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