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중흥' 시험대 오른 대우건설… 과천주공5 수주전에 주가 명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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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11-0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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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흥서 지분 인수 가시화 후 첫 대형 수주전

  • 대우건설, 수주 성공 땐 도시정비 실적 1위 도약

  • 일부 조합원 '푸르지오=지방브랜드 된다' 공세

  • 중흥 "브랜드 합병 없다"… 주가 반등 바로미터

[사진=대우건설]


경기 과천에 위치한 과천주공5단지 수주전에 업계는 물론 주주들의 이목도 쏠리고 있다. 중흥건설의 지분 인수가 가시화된 후 처음 치러지는 대규모 수주전인 만큼 이번 수주전의 승리 여부가 향후 대우건설의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전망 때문이다.

◆ 과천주공5 수주전서 맞붙은 GS건설·대우건설

30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과천 과천주공5단지는 내달 6일 시공사선정총회를 열고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과천주공 5단지는 재건축 후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351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으로 공사비만 4300억원에 달하는 준대어급 사업지다.

과천주공5단지를 두고 맞붙고 있는 건설사는 GS건설과 대우건설이다. 각각 2021년 시공능력순위 3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의 강자들이다. 올해 들어 누적 수주액은 대우건설이 2조7421억원, GS건설이 2조7394억원으로 나란히 2~3위를 달리는 중이다.

과천주공5단지를 수주하는 건설사는 단박에 2021년 도시정비 실적 1위로 치고나갈 수 있다. 이날 기준 연간 도시정비 누적 수주 1위는 2조9827억원을 수주한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30일 충남 아산 용화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추가 수주하면서 약 1500억원이 추가된 3조1327억원으로 한발짝 더 나아갔다. 하지만 GS건설이나 대우건설이 과천주공5단지를 수주할 경우 3조1500억원 이상의 누적 수주를 기록하게 되면서 1위 자리가 바뀔 전망이다.

◆ 대우건설 주가, 지분 인수 가시화 후 내리막길

앞서 중흥건설은 지난 7월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59.75%를 매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달 들어서는 실사작업을 마무리하고 대우건설노동조합과도 회동을 갖는 등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중이다. 중흥건설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인수가 확정되면서 주가는 대우건설 지분 매각 기대감이 가장 컸던 6월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6월 8일 9050원이었던 대우건설 종가는 지난 10월 29일 6250원으로 마감하며 고점 대비 30.93%(2800원) 내린 상태다.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지분 매각 논의라는 호재의 소멸도 있지만 향후 도시정비사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자리한다. 조합원 투표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도시정비사업의 특성상 브랜드 파워는 수주전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도시정비사업은 건설사 입장에서 전체 분양 물량의 20~30%를 책임지는 핵심 부문 중 하나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분양 물량 3만3148가구 중 30%에 달하는 1만1978가구가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됐다. 올해 3분기까지 분양한 물량 1만5787가구 중에서도 도시정비 사업 물량의 비중이 29.8%(4709가구)에 달한다.

◆ 대우건설, '과천대첩'에 도시정비 명운 걸렸다

결국 대우건설에 있어 과천주공5단지 수주전은 단순히 4300억원 규모의 수주전이 아니다. 이번 수주전 결과를 통해 향후 도시정비 분야에서 대우건설의 브랜드 경쟁력을 재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인수가 확정되면서 새 주인을 맞이하는 대우건설이 브랜드 평판이 중요한 정비업계에서 기존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지방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인수가 일부 조합원들에게는 '푸르지오=지방 브랜드'라는 공식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지난해 강남권의 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경쟁사가 '매각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저하 가능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대응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수주전에서도 상대가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근거로 브랜드 가치 저하를 집요하게 공격할 경우 대우건설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GS건설이 지난 16일 열렸던 1차 합동설명회에서는 이를 집요하게 공격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달 6일 투표를 앞두고 진행되는 2차 합동설명회에서는 브랜드 평판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

중흥건설도 이를 인식, 브랜드 합병은 결코 없다고 강조하는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현대-기아' 모델을 제시하면서 '독립경영'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대우건설의 성장을 통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더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 주가 반등의 열쇠는 수주전 승리…주주 환원 기대감도↑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천주공5단지 수주전은 중흥건설 인수를 앞두고 대우건설의 브랜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대우건설의 수주전 승리 시 투자심리(센티멘트)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가격 조율과 공정위원회 승인, 주주총회 등 단계가 다소 남았지만 중흥이 대우건설의 주인이 될 것"이라며 "인수 마무리 후 주주환원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투자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우건설 지분 매각이 악재라는 우려도 다수 제기됐다. 3분기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분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인수가 결정되면서 향후 추가적인 이벤트 발생 가능성이 낮다"며 "해외보다는 국내 주택사업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는 등 밸류에이션 확대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매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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