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진자 10명 중 1명은 재택치료...위드 코로나에 더 늘어날 것
  • 현장에서는 인력·장비 부족 호소...혼란 속에 사망 사례도 나와
  • 당국, 재택치료 확대 계획...전문가 "인력·자원 더 필요해"
내달부터 방역 당국이 ‘위드 코로나’로 돌입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 기본 치료 방침을 ‘재택치료’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춰 각 지방 자치단체도 재택치료에 대한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재택 치료자가 방치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 10명 중 1명은 재택치료...곳곳서 불만 나와

내달 1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방역체계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 25일 강남구보건소 재택치료전담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0시 기준 국내 재택치료자는 총 2214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격리 중인 확진자는 총 2만5868명으로 확진자 10명 중 1명은 재택치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재택치료자 수는 서울 939명, 경기 990명, 인천 108명 등 최근 확산세가 거센 지역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 3명, 대전 8명, 강원 31명, 충북 33명, 충남 5명, 전북 5명, 경북 1명, 경남 1명이다.

앞으로 위드 코로나와 함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재택 치료자도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인력이나 장비 등 재택 치료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 한 자치구는 재택치료자들에게 “현재 재택치료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인력 부족으로 요구 사항을 만족시켜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보건소와 통화가 안 된다고 협력병원 비상 연락망을 사용하면 안 된다. 사용 폭주로 재택치료 비상응급 대응체계가 무너져 응급진료가 안 된다고 한다”고 안내한 바 있다.

이미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재택치료 중이던 코로나19 확진자 60대 A씨가 관계 기관의 정보 공유 차질로 인해 사망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전날인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무증상으로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어서 보건소 입소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는 하루 만에 의식이 저하되고 기력을 잃기 시작해 119를 불렀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환자를) 자가격리자로만 알았고 재택치료자라는 정보가 구급대에 전달되지 않았다. 자가격리자로 알고 병원 선정을 요청했는데, 중수본에서 병원 선정에 시간이 지체되면서 기다리는 와중에 심정지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재택치료자 건강 모니터링에도 구멍이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택치료자 건강모니터링을 위해 "생활치료센터·재택치료 진료지원시스템" 앱을 활용하도록 지자체에 안내하였으며, 25일 기준 7개 시·도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재택치료자가 있는 지자체 11곳 중 7곳만 관리 앱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재택치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후기가 등장했다. 이달 재택치료를 마쳤다는 한 누리꾼은 “첫날 재택치료에 대한 어떠한 행정적, 의료적 안내도 받지 못했다. 아직 시스템 정착이 잘 안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의료진이나 담당자 연락처도 받을 수 없었다”고 재택치료 후기를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확진 3일 차인데도 역학조사 외에는 연락이 없고 되지도 않는다. 건강 상태 체크도 안 됐다”며 현행 재택치료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당국, 재택치료 확대 계획...전문가 "인력·자원 더 필요할 것"

정부는 지난 25일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공청회'를 열고 일상 회복을 위한 방역 완화와 함께 재택치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방역 당국은 고위험군을 제외한 경증·무증상 확진자로 재택치료 대상자를 제한했지만, 이번 시행계획을 통해 전체 경증·무증상 확진자로 대상을 확대한다.

다만 △70세 이상 △의식장애 △호흡곤란 △조절되지 않는 발열·당뇨·정신질환 △투석 등 입원 필요 환자나 고시원 거주자, 노숙인 등 감염에 취약한 주거 환경 거주자, 의사소통이 어려운 자는 재택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방역 당국은 현재 사용 중인 생활치료센터는 확진자 추이에 따라 재택치료가 안정되면 단계적으로 감축할 방침이다.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기본적으로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이 담당한다.

각 지자체도 재택치료관리를 위한 전담 부서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지난 19일부터 ‘인천형 코로나19 재택치료’를 운영하고 있다. 경남도는 도와 시·군에 19개팀, 197명의 재택치료 전담팀을 구성했다.

서울시는 앞서 재택치료 사망자와 같은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각 자치구별 재택치료전담팀을 1팀으로 조직을 단일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119로 신고가 들어가는 등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 대응을 위해 소방재난본부 방재센터와 ‘재택치료 이송 핫라인’을 구축해 운영한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기간은 무증상·경증의 경우에는 확진일자로부터 10일,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증상 발현일을 기준으로 10일이 된다. 재택치료 동안 환자는 자택에서 건강 모니터링 진료를 받고 약, 생필품, 재택치료키트 등 필요물품을 받는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4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사전설명회'에서 “재택치료 대상자 분류는 보건소 시도관리반에서 시행하며, 이후 (치료관리)팀과 유기적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팀을 구성한다는 자체가 이미 인력 보강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택치료 중 방역 수칙을 위반한 자에 대한 처벌도 재정비된다. 박 반장은 “(한국은)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과태료를 강화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해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에 더해 재택치료 수칙 위반에도 과태료와 처벌이 따로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싱가포르는 단기치료센터에서 일일 확진자의 40%가 재택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격리 명령을 위반하는 자는 초범인 경우 약 900만원 수준의 벌금 또는 6개월 징역 처벌을 받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택치료를 늘리게 되면 보건소에도 인력이 많이 필요하게 되고, 물품 지원, 구급차 요원, 의료지원 등 인력도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택치료에 대한 대응에는 아직 이론적인 면이 있다. 환자 이송 여부나 응급 치료 시스템이 감당이 안 되면 일시적으로 긴급 방역 사태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아주경제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