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할 것 없이 대선 주자들 '반값 아파트' 공약 내세워
  •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주거안정 달성할 새로운 대안" VS "한국사회에 안 맞아"
드론으로 촬영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대장동 신도시 일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선을 앞두고 토지임대부 주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거침없이 오르는 집값을 잡고 성남 대장동 사태의 재발을 막을 묘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토지임대부 주택이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란 긍정적 의견이 있는 반면, 월세에 가까운 성격으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만 야기할 것이란 비판이 공존한다.

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치권에서는 요즘 토지임대부 주택 도입과 활성화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집값이 쉼없이 오르자, 토지임대부 주택이 미친 집값에 제동을 걸 해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대장동 사태까지 불거지며, 민간의 과도한 이익 독식을 제어할 방안으로도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대권 주자들이 관련 공약을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기본주택’ 100만가구 공급,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역세권 첫집주택’, 홍준표 의원의 ‘쿼터아파트’ 등은 모두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시세보다 절반가량 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는 게 골자다. 보수정당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매우 희귀한 일”, “집값 폭등에 따른 성남 민심을 잡기 위해 좌클릭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현재 정부와 서울시도 토지임대부주택을 통한 주택공급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2월 공공 주도 도심 개발 정책을 발표하면서 공공 개발 방식으로 공급되는 주택 가운데 20~30%는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자가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남구 옛 서울의료원 부지와 함께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 서초구 성뒤마을 등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구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구나 대장동 사태와 관련 토지소유권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갖고 낮은 분양가로 주택을 공급했다면 화천대유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는 일은 없었을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토지임대부주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극단으로 엇갈렸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분양 방식은 수분양자가 모든 개발 이익을 독식하는 방식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이 안된다”며 “주택 가격을 조절할 능력이 없는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집값이 너무 올라, 치솟은 분양가를 감당할 계층이 제한적”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해 주거안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장동과 관련해서도 “공공이 굉장히 낮은 가격에 토지를 수용한 뒤 민간에 파는 방식은 집값 상승의 주원인”이라며 “이러한 구조를 깨는 방식으로 토지임대부 분양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공이 수용한 땅에 한해서는 개발 또한 공공이 마무리를 짓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반면, 부작용만 야기할 것이란 비판도 많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선거철이 되면 반값 아파트 공약이 난무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주거 취약계층에는 영구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서 가격의 안정을 기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라고 했다. 이어 “토지임대부 주택은 국가가 토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서울 등 수도권은 이제 마련할 토지가 없고, 예산도 많이 들어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소비자들의 선호를 받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내가 대출받아서 산 집의 가격이 오르면 내가 다 갖고 싶지, 정부와 반반 나누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라며 “우리나라는 주택이 주거의 개념이 아닌 투자의 개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자본이득의 증가를 누가 갖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 역시 “토지임대부주택은 불완전한 소유권인데 우리 국민은 완전한 소유권에 젖어 있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토지임대부와 성격이 유사한 모기지론 주택을 도입했지만 결국 실패한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심지에 위치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용적률을 올려 저렴한 주택을 다수 공급하는 방법이 집값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며 “토지임대부 주택은 주택공급이 아닌 임대주택 공급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대장동과 관련해 “공공택지에 대해서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서 저렴하게 공급하도록 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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