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올해 역대급 인적 구조조정에 팔을 걷고 있다. 디지털금융에 발을 맞춘다는 이유로 영업점을 가파른 속도로 줄이더니 이제는 그에 따른 인력 감축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외국계은행들이 전면에 나서 최대 6~7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명예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특별퇴직(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오는 29일자로 명예퇴직을 진행한다. 대상은 만 42세(1979년생) 이상으로 근속기간이 10년 이상인 직원이다. 

특별퇴직 대상자에게는 직위, 연령, 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36∼60개월분의 명예퇴직금(월 고정급 기준)이 지급된다. 최대한도는 6억원이다. 자녀 2명까지 각 2000만원씩 학자금 최대 4000만원을 지급하고, 연령에 따라 2000만∼6000만원의 창업 지원금이 지원된다.

앞서 작년 연말 실시한 SC제일은행 명예퇴직에는 수 십명이 신청했다. 당시에는 상무보 이하 전 직급 중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1965년생 이전) 이상 직원이 대상이었다. 이들에게는 최대 38개월치 임금과 취업장려금 2000만원, 자녀 2인까지 학자금 최대 2000만원이 지급됐다.

소비자금융 매각을 진행 중인 씨티은행도 희망퇴직을 둘러싸고 노사협상이 진행 중이다. 사측은 잔여 연봉 대부분을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7억원까지 별도 지급하는 희망퇴직 방안을 제시했다. 고연차·고연봉 인력이 많은 만큼 매각 전 몸집 줄이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년까지 5년 이상 남았다면 90%를, 5년이 채 남지 않았다면 잔여 개월 수에 월급을 곱해 지급하는 게 골자다. 대학생 자녀 1인당 장학금 1000만원도 지급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떠난 임직원은 총 2600여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말부터 지난해 초 대상자(1763명)보다 1000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50대 이상 직원이 주를 이뤘던 희망퇴직 대상 연령층이 40대까지 내려오면서 역대 가장 큰 규모로 희망퇴직이 단행됐다는 평가다.

이처럼 은행권 희망퇴직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점포 통폐합이 꼽힌다. 굳건하던 대형은행들의 입지는 비대면 금융거래 활성화 속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위협받을 처지에 놓였다. 은행들은 급변하는 상황 속 돌파구를 찾고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디지털 사업 다각화를 통한 효율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점 통폐합은 임차료와 기타 부대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경비율(비용) 하락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은행 점포의 일반관리비는 매년 수 조원으로 인건비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는 은행 이익 증대의 발목을 잡아 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 일반관리비는 2조120억원, 우리은행은 1조6045억원, 신한은행은 1조5594억원, 하나은행은 1조5103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점포 감축은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부터 가속도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은행의 연간 점포 감소 규모는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를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100개 가까운 점포가 사라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100여개의 점포를 축소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 감축하는 대신 디지털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 인력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로 빠르게 확산된 비대면 금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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