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동향] 올해 최고치 기록한 국제유가,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은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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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10-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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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올해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석유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더딘 공급 증가가 원인이다. 수요 증가에 따라 석유제품 가격과 정제마진도 연일 상승하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8.6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2.34달러 오른 것으로 올해 초 53.12달러와 비교하면 48.1% 증가했다. 올해 최고치다. 

공급량 대비 급격히 늘어난 수요 증가가 상승요인이다. 다만 미국 원유재고 증가는 상승 폭을 제한했다.

최근 아시아태평양원유회의(APPEC)에서 아시아 원유 트레이더 등 관계자들은 내년 석유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특히 아시아의 석유제품 수요는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OPEC이 증산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 내년에는 석유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재 OPEC+가 하루 40만 배럴 규모의 증산을 하고 있지만 지금의 수요 회복세라면 최소 70만~80만 배럴의 증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주요 석유 소비국들의 동향을 보면 인도는 지난 8월 전월 대비 15.8% 증가한 1739만t의 원유를 수입하면서 수요를 늘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주요 에너지기업에 겨울철 수요를 대비해 재고 확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겨울까지 아시아 주요 국가의 석유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미국의 주요 석유 생산지인 멕시코만이 16년 만에 최악의 원유 생산 차질을 겪은 데 이어, 아프리카의 주요 석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와 앙골라도 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투자 부족과 유지보수 지연의 영향으로 두 국가는 올해 들어 하루 평균 27만6000배럴의 생산이 미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에는 앙골라 정부가 성숙유전 생산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시추 지연, 심해 탐사 부문의 기술적 금융 이슈 등을 이유로 하루 석유생산 목표를 기존보다 2만7000배럴 낮춘 119만 배럴로 발표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석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여러 국가의 석유생산 차질로 공급량이 부족해져 연말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원유재고는 지난달 24일 기준 시장 예상(170만 배럴 감소)과 달리 전주 대비 457만8000배럴 증가했다. 예상을 넘어선 원유재고는 국제유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원유재고가 증가한 원인은 멕시코만 생산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국제금융 측면에서는 미국 정부가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상·하원은 12월까지 연방정부 예산을 임시 지원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정부가 돈을 풀 것이라는 전망은 석유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다만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시장의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것은 유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달러가 강세면 유동성이 축소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유가는 하락하게 된다.

지정학적 측면을 보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7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서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으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UN 연설에서 그는 이란이 핵우산으로 중동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이란은 이에 즉각 반발하면서 양국의 갈등은 고조됐다.

이란 외무장관은 국경 인근에 이스라엘 세력 주둔을 용인치 않을 것이라고 대응했고, 이를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군사훈련 계획까지 잡았다. 주요 석유 생산국가인 이란의 지정학적 위험요소는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

미국도 이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에 이란산 석유수입 자제를 요구했으며, 이는 이란을 핵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함이다. 또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와 이란 간 외교관계 개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10월 첫째 주아시아 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석유시장에서 휘발유(92RON) 가격은 배럴당 89.49달러로 전주 대비 3.3달러 올랐다. 등유 가격은 전주 대비 배럴당 3.96달러 오른 89.79달러를, 경유(0.001%)는 4.09달러 오른 89.52달러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시장의 석유제품 재고는 경질제품, 중간유분, 중질제품이 모두 감소 추세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정제마진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초 배럴당 5달러를 넘어선 정제마진은 9월 넷째 주 들어서 6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려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 정제마진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겨울철 난방유 및 발전용 경유 수요 증가 가능성을 고려하면 향후 정제마진은 예상보다 강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한국 정유기업의 4분기 및 내년 1분기까지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3주 연속 상승세다. 10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8.7원 오른 리터당 1654.4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9.3원 상승한 리터당 1449.7원이다.

상표별 판매가격은 휘발유 기준 알뜰주유소의 주간 평균 판매가격이 리터당 1627.6원으로 가장 낮았고, SK에너지가 리터당 1661.6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유 역시 알뜰주유소가 리터당 1422.1원으로 가장 낮았고, SK에너지가 1457.3원으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 판매가격을 보면 최고가 지역인 서울이 전주 대비 11.1원 상승한 리터당 1741.8원을 기록, 전국 평균 대비 87.3원 높았다. 최저가 지역은 대구로 전주 대비 7.8원 상승한 1627원을 기록, 전국 평균과 비교해 27.4원 낮았다.

휘발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2.6원 하락한 리터당 1573.5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3원 오른 1369.6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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