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 유기촉매 선구자 2인, 노벨화학상 수상…"신약 개발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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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10-0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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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왕립과학원에서 독일의 벤야민 리스트(스크린 왼쪽)와 미국의 데이빗 맥밀런(스크린 오른쪽)가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AFP·연합뉴스]


고효율 태양광전지 제조와 미래 신약 개발에 유용한 '비대칭 유기촉매(asymmetric organocatalysis)' 분야 기술을 연구한 독일과 미국의 화학자 두 명이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6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지난 2000년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 기술을 개발하고 여전히 이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베냐민 리스트(Benjamin List), 데이비드 맥밀런(David MacMillan)을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인 리스트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인 맥밀런은 작은 유기분자를 활용한 비대칭 유기촉매 바능을 각자 연구해 그 결과를 거의 동시에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원하는 성질을 띠는 물질을 합성하는 최신 기법 연구와 산업계 응용에 기여했다. 제약 분야에서 비대칭 유기촉매반응 연구의 성과가 가장 활발하게 응용된다.

자연계의 분자는 구성 원소 종류와 개수가 같지만 3차원 구조가 사람의 손처럼 좌우대칭인 '쌍둥이 분자'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쌍둥이 분자들은 일반적인 환경에선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동일하지만 생체의 단백질 등에는 약리·생리학적 반응이 완전히 다른 물질(거울상이성질체)이 될 수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수백배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인데, 그 거울상이성질체는 달기는 커녕 쓴맛을 낸다. 진정제나 수면제로 쓰이는 신경안정제인 탈리도마이드는 과거 임신부의 입덧방지용으로도 처방됐는데, 그 거울상이성질체는 임신부가 복용했을 때 태아기형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도 어떤 물질이 치료효과를 갖는다면, 그 거울상이성질체가 생체에 독성이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의료·제약분야에선 이런 쌍둥이 분자 가운데 한 쪽만을 선택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정교한 화학반응 유도 기술, 즉 '비대칭 촉매반응'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유기 촉매를 활용하는 방법이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 기술이다.

이날 위원회는 리스트와 맥밀런을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을 이용하는 연구자들이 신약부터 태양전지의 빛을 모으는 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질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반응을 이끌어내는 유기촉매는 값싸게 생산할 수 있고 친환경적이며, 비대칭 유기촉매 기법 자체가 간단하면서도 독창적이라고 평가했다.

두 학자는 노벨상 수상자에게 지급되는 상금 1000만크로나(약 13억6000만원)를 나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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