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잇달아 배출한 국제 권위의 휴먼프런티어사이언스프로그램(HFSP) 나카소네상에서 한국인 첫 수상자가 나왔다.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은 아시아 연구자로도 처음으로 2027년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027년 휴먼프론티어사이언스프로그램(HFSP) 나카소네상 수상자로 김 단장이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HFSP 나카소네상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과학적 진보나 한계 돌파를 이뤄낸 연구자에게 수여한다. 국적, 연령에 관계 없이 연구 성과만 심사하며 생명과학 연구를 선도하는 개척자에게 수여돼 학계에서 '노벨상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평가된다. 실제 역대 수상자 21명 중 4명이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나카소네상은 최근 10년 이내 발표한 연구 가운데 생명과학 지평을 넓힌 발견을 중심으로 심사한다. 이번 수상은 지난 2010년 HFSP 나카소네상이 제정된 이후 한국인과 아시아 연구자로는 처음이다.
김 단장은 지난 2012년부터 IBS RNA 연구단을 이끌며 RNA의 생성·기능·분해 과정을 조절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해왔다. 유전자 발현의 새로운 조절 메커니즘과 비전형적 RNA 가공 경로를 밝혀 질병 발생 기전과 생명현상에 대한 이해를 넓혔으며, 고효율 메신저리보핵산(mRNA)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분자적 기반을 제시하는 등 RNA 생물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HFSP는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해 김 단장을 '비전형적 RNA 꼬리 첨가(tailing) 경로를 발견하고 유전자 발현의 새로운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로 2027년 나카소네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전 세계 과학자 45명과 경쟁을 거쳐 지난 4월 HFSP 과학자문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됐으며, 지난 6일 HFSP 이사회 승인을 거쳐 2027년 나카소네상 수상자로 최종 확정됐다.
수상자에게는 기념 메달과 상장, 1만5000달러의 연구지원금이 수여된다. 아울러 HFSP 연례 학술대회에서 열리는 'HFSP 나카소네 강연(HFSP Nakasone Lecture)'을 통해 수상 기념 강연을 진행하며, 김 단장은 내년 대회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국인 최초의 HFSP 나카소네상 수상은 우리 생명과학 연구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자랑스러운 성과"라며 "앞으로도 우리 과학기술 최전선에 선 연구자들이 세계 수준의 혁신 성과를 지속 창출하고,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카소네상은 미국 소속 연구자 12명, 독일 5명, 이스라엘 3명 등 주로 미국과 유럽 연구자들이 수상해왔다. 역대 수상자 가운데 에마뉘엘 샤르팡티에(Emmanuelle Charpentier)와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dna)는 2020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고, 데이비드 줄리어스(David Julius)는 2021년 노벨생리의학상, 스반테 페보(Svante Pääbo)는 202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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