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인천시장 "희망보다 현실 먼저"...재정혁신·조직개편 동시 추진

  • 첫 시정보고...인천e음 중단·재정혁신TF 가동

  • 의회와 정보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시정 추진

  • 정책조정국·기후에너지국 신설 등 조직 재편

  • 박 시장 "정직한 시정으로 더 강한 인천 만들겠다"

사진박찬대 시장 SNS
박찬대 시장이 14일 제312회 인천시의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박찬대 시장 SNS]

인천시 재정 정상화를 민선9기 시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박찬대 인천시장이 첫 시정보고를 통해 인천e음 운영 중단과 재정혁신, 조직개편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재정의 실상을 시민과 시의회에 그대로 공개하고, 지출 구조와 행정 체계를 함께 손질해 지속 가능한 시정 기반을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 이번 시정보고의 핵심이다.

박찬대 시장은 14일 제312회 인천시의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보고에서 현재 인천시 재정 상황과 향후 시정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박찬대 시장은 "취임 후 처음 갖는 시정보고인 만큼 희망찬 청사진부터 말씀드리고 싶었다"면서도 "5조원에 달하는 잠재적 재정부담과 비어 있는 재정을 확인한 만큼 현실을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 시민과 의회에 대한 책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가 흔들리는 곳에 미래를 먼저 세울 수는 없다"며 "오늘의 정직한 보고가 앞으로 회복과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인천e음과 시 재정 상황을 시민에게 먼저 공개한 배경도 설명하며 "인천e음은 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정책인 만큼 예산 소진 사실을 시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투명한 시정을 약속한 시장으로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정보고의 대부분은 재정 현실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며 인천e음 예산은 2024년 1343억원에서 올해 258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캐시백 지급률을 10%에서 20%로 확대하고 월 사용한도를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하면서 월평균 150억원 수준이던 집행액이 올해 5월 607억원, 6월에는 683억원까지 증가했다.

결국 확보된 예산만으로는 7월 중순 이후부터 연말까지 인천e음 캐시백을 계속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천e음 문제가 단순한 지역화폐 사업이 아니라 인천시 전체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규정했다.

현재 인천시가 올해 하반기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필수사업 가운데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비는 6441억원에 달하지만 가용 재원은 1856억원에 불과해 4585억원의 재원 부족이 발생한 상태다. 여기에는 버스 준공영제 636억원, 노인장기요양보험 부담금 447억원, 소방인건비 140억원 등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의무성 경비가 포함돼 있으며, i-바다패스 확대 시행에도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이후 2조원 이하로 유지되던 인천시 채무는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현재까지 2444억원이 늘어나 총 2조4444억원을 기록했다. 재정 부족을 메워온 기금 여유재원 역시 6000억원 수준에서 현재는 1000억원대로 감소했으며, 내년부터는 차입한 기금 상환도 시작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지금은 책임을 따질 시기가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공유해야 할 시기"라며 "실상을 함께 알아야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절제할 것인지 시민과 의회가 함께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재정 여건을 고려해 인천시는 인천e음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도 잠정 유예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빚으로 급한 불을 끄는 방식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일"이라며 "먼저 재정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책임 있게 집행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시정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와 내부 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재정예산개혁TF를 즉시 가동한다. TF는 성과가 불분명한 사업과 낭비 요소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숨은 부채를 찾아내는 한편, 세입 구조를 다시 분석해 확보 가능한 재원을 최대한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 시장은 어려울수록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전래동화 속 '며느리 시험' 이야기를 소개했다. 적은 곡식을 단순히 아껴 쓰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씨앗으로 남겨 결국 곳간을 채운 며느리처럼 현재 인천시에도 같은 발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시장은 "재정 규율이 예산의 문제라면 조직개편은 일하는 방식의 문제"라며 "비상경영은 돈을 아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을 가장 필요한 곳에 배치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선9기 인천시는 민생기획관과 글로벌도시국을 폐지하고 행정체제개편추진단을 국 단위에서 과 단위로 축소하기로 했다. 조직개편이 완료되면 인천시는 기존 1실 17국 3본부 1단 체제에서 1실 19국 3본부 체제로 바뀐다.

시와 의회의 관계에 대해서도 "견제와 균형의 관계이면서 동시에 인천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동반자"라고 규정했다. 이어 "민선9기 인천시정은 어떤 것도 숨기지 않고 의회에 보고하는 열린 시정을 운영하겠다"며 "재정 정상화 과정도 시민과 의회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함께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시장은 "인천은 작은 포구에서 시작해 바다를 열고 하늘길을 열며 성장한 도시인 만큼 지금의 재정위기 역시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정"이라며 "곳간은 비어 있을지 몰라도 305만 시민의 저력은 결코 비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제해야 할 곳에서는 과감히 절제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흔들림 없이 나서 대한민국 G3 시대를 이끄는 거점도시를 만들겠다"며 "재정위기를 더 단단한 시정을 만드는 출발점으로 삼아 시민이 신뢰하는 인천시정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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