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IBS 양자 연구단장 "반도체 제조 경쟁력, 양자기술로 확대"

  • 해외 中 연구자, 연구 환경 찾아 다시 고국 복귀

  • IBS 6개월 운영해보니 "연구인력 부족 가장 크게 체감"

  • 연구인력 부족 곧 장비 국산화, 산업 생태계로 이어져

사진과총
김기환 기초과학연구원 트랩이온 양자과학 연구단 초대 단장이 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6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강연 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과총]

"중국이 스스로 잘해서 양자 강국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젊은 연구자들에게 좋은 장비와 충분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곧바로 연구를 시작할 기회를 준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김기환 기초과학연구원(IBS) 트랩이온 양자과학 연구단 초대 단장은 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6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강연 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자기술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젊은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지난 2011년부터 14년간 중국 칭화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중국 양자기술이 세계 선두권으로 올라서는 과정을 직접 지켜봤다. 지난해 말 칭화대 정교수직을 내려놓고 IBS 트랩이온 양자과학 연구단 초대 단장을 맡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중국이 단기간에 양자 강국으로 성장한 배경으로 '젊은 연구자에게 과감한 기회를 준 연구 생태계'를 꼽았다. 김 단장은 "2011년 중국에 간다고 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 모두 말렸고 중국 논문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지금은 해외에서 연구하던 중국 연구자들이 오히려 중국으로 돌아가길 선호할 정도로 연구 생태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적인 변화는 미국과 유럽에서 검증 받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충분한 연구비와 연구 환경을 제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바로 시작하도록 한 것"이라며 "그런 시스템이 10~15년 쌓이면서 연구 커뮤니티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돌아와 연구단을 운영한 지난 6개월 동안에도 가장 크게 체감한 과제는 연구 인력이었다. 그는 "IBS 본원은 대학과 직접 연계된 구조가 아니다 보니 연구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양자 분야 자체도 아직 연구자 풀이 크지 않다"며 "연구단은 원래 박사급 연구원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연구자를 먼저 양성해야 하는 단계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김 단장은 인력 부족은 연구 현장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장비 국산화와 산업 생태계로도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현재 트랩이온 양자 연구에 필요한 레이저와 진공장비, 제어장비 등 핵심 장비 상당수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중국도 처음에는 대부분 해외 장비를 사용했지만 연구자와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상당 부분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우리나라도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시장이 아직 크지 않아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한국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 단장은 "우리나라는 반도체를 비롯한 세계적인 제조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를 양자기술과 접목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며 "다만 반도체 기술과 양자기술을 함께 이해하는 인력은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양자 경쟁력도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소와 기업에서 장기적으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한국 양자기술 경쟁력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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