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중독(中讀)] 위기 속 ‘전력난’에 24년 역사 휘청... 제빵업체 타오리몐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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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10-0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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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하락에 전력난까지 엎친 데 덮친 격

  • 중국 베이커리 시장 급성장 속 업계 경쟁도 심화

  • 타오리몐바오 고질적 문제도 심화... "전망 안 좋다"

타오리몐바오의 주력 제품인 자오무몐바오(단팥빵) [사진=타오리몐바오 홈페이지 갈무리]

‘타오리몐바오, 전력난으로 생산량 감소 위기’

최근 중국 주요 검색 사이트에는 이 같은 검색어가 실시간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중국 대형 베이커리 업체인 타오리몐바오(桃李面包)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량 감소 위기에 직면하자, 투자자들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며 검색량이 급증한 것이다.

주목되는 점은 타오리몐바오가 전력난 외에도 품질 문제와 매출 불균형, 시장 성장세로 인한 업계 경쟁 심화 등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타오리몐바오가 이미 매출 등 성장세에 최고점을 찍었으며, 앞으로는 ‘내리막길’만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中 제빵 시장 터줏대감··· 1997년 설립된 ‘장수업체’

타오리몐바오는 1997년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작은 포장 빵 공장에서 시작했다. 전문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베이커리 업체가 아닌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로, 주력 상품은 ‘돤바오(短保) 제품’이다. 돤바오 제품이란 유통기한이 3~7일 정도로 짧은 제품인데, 타오리몐바오의 설립자인 우즈강(吳志剛) 회장이 유통기한이 짧더라도 신선한 빵의 맛을 선호하면서, 돤바오 제품을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한다.

사실 타오리몐바오가 설립 초반부터 인기를 끌었던 건 아니었다. 당시 중국에서는 빵보다는 면이나 바오즈(만두) 등을 선호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았다. 그러나 우 회장이 빵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여러 방법을 고안한 동시에 공격적인 시식 마케팅을 펼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결국 단둥에서 가장 선호하는 아침식사 대용 제품으로 등극했고, 이 인기는 곧 동북 지역 전체로 확대됐다.

2005년 동북지역 최대 돤바오 제빵 업체로 성장한 타오리몐바오는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돤바오 제빵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했다. 특히 2015년 제빵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 본토증시(A주)에 성공적으로 상장했고,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장쑤와 저장 등에도 지사를 설립하며 전국적인 대형 베이커리 업체가 됐다.

이에 따라 2019년 우 회장의 자산은 26억 달러로 치솟았다. 포브스 중국 400대 부호 순위에서 105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이 시기에는 우 회장의 아들 우쉐량(吳學亮)이 회장 자리를 물려받으며 가족 모두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성장세는 2020년까지 이어졌다. 2018~2020년 타오리몐바오의 영업이익은 각각 21억6700만 위안(약 4000억원), 25억5800만 위안, 27억3900만 위안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익도 각각 8억1500만 위안, 8억8900만 위안, 10억8700만 위안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지난 상반기 돌연 순익이 급감했다. 상반기 순익은 3억6900만 위안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59% 감소했는데, 이는 2018년 이후 약 4년 만의 순익 감소세다.

이번 전력난으로 인한 타오리몐바오의 생산량 감소 소식이 더욱 화제를 모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위기에 놓인 타오리몐바오에 전력난이라는 악재가 겹쳤다고 평가한다.
 

후터우자다빙항 매장 모습. [사진=후터우자다빙항 홈페이지 갈무리]

◆中 베이커리 시장 급성장··· '궈차오' 돌풍 등에 업은 후발주자 공세

타오리몐바오가 직면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건 최근 중국 베이커리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한 업계 경쟁 심화다.

최근 중국에서 베이커리 시장은 ‘제2의 밀크티 시장’으로 불리며 빠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중국 36커에 따르면 베이커리 시장은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1.3%씩 성장하며 시장 규모가 2300억 위안(2020년 기준)까지 팽창했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일부 투자 기관들은 중국 베이커리 시장이 현재보다 최소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잠재 시장 규모를 4700억 위안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존 대형 간식 업체들이 포장 제빵 시장에 뛰어든 것은 물론이고, 새롭게 생겨난 테이크 아웃 전문 베이커리까지 인기를 끌며 업계 경쟁이 치열해졌다.

구체적으로 최근 1년 사이 싼즈쑹수(三只松鼠)·량핀푸쯔(良品鋪子)·마다제(馬大姐) 등 주요 간식 업체들이 모두 빵 제품을 출시했으며, 로손·세븐일레븐 등 타오리몐바오가 제품을 납품하는 주요 편의점들도 자체 빵 브랜드를 출시했다.

게다가 최근 설립된 테이크아웃 베이커리 브랜드 모모뎬신쥐(墨茉点心局, 이하 모모)와 후터우쥐자다빙항(虎頭局渣打餅行, 이하 후터우쥐)의 기세도 무섭다. 두 업체는 전통적인 매장 인테리어와 포장 디자인, 전통 빵 메뉴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 궈차오 열풍 속에 젊은 층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이 두 업체는 올 들어서 자본 시장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모모는 캐피털투데이로부터 자금 조달에 성공했고, 뒤이어 6월에는 중국 IT공룡 텐센트로부터 투자 유치를 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로써 시장가치는 20억 위안으로 치솟았다.

후터우쥐도 지난 7월 GGV캐피털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소비시장과 자본시장에서 모두 주목을 받는 ‘괴물’로 떠올랐다.

타오리몐바오가 기존 업체에 치이고 신규 업체에는 크게 밀리는 상황에 처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 “성장 고점 찍었다” 향후 전망 '부정적'

이런 가운데 타오리몐바오가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점도 심화됐다. 지역별 매출이 날이 갈수록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타오리몐바오의 동북지역과 화동지역 매출은 각각 5억9500만 위안, 863만 위안으로 무려 6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 상반기에는 그 격차가 더 커졌다. 화남 지역과 화중, 화동지역이 순익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이는 동북지역에 비해 이들 지역이 비교적 베이커리 산업이 더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진단한다. 베이커리 브랜드가 더 많고, 산업이 발전한 화남, 화동 지역에서는 돤바오 제빵의 선호도가 비교적 저조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동북지역의 베이커리 시장이 성장하면, 화남지역과 마찬가지로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수 차례 불거지고 있는 품질 논란도 타오리몐바오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36커는 타오리몐바오의 제품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탓에, 판매 업체들의 관리가 소홀하면 금방 곰팡이가 생기거나 제품이 상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여러 차례 중국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타오리몐바오는 이미 성장의 고점을 찍었다고 진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의 타오리몐바오는 과거의 성장세를 재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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