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 中탄소감축 정책…글로벌 인플레 압박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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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10-0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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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감산에 원자재값 급등

  • 中생산자물가 상승률 10% 육박···수출물가로 전이

탄소배출 감축에 드라이브를 거는 중국이 최근 철강, 시멘트 등 전력소모가 많은 업종에 엄격한 전력제한령을 내려 감산을 촉구하면서 원자재 공급난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제조업기지 중국의 전력난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철강·시멘트 등 전력 소모량이 많은 오염산업 공장 가동이 멈추며 관련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결국엔 수출 물가로 전가되고 있는 것.

중국의 전력난은 올초부터 추진된 정부의 강력한 탄소배출 감축 드라이브 아래 전력 공급을 인위적으로 통제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중국의 탄소배출 감축 정책이 원자재 공급 부족을 초래해 전 세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감산에 원자잿값 급등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31개 성(省) 가운데 제조업 중심지인 장쑤성·저장성·광둥성 등 20여 곳에 전력공급 제한령이 내려졌다. 연초 중앙정부가 설정한 GDP 대비 에너지 소비량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지방정부들이 부랴부랴 하반기 들어 전력 제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전력공급 제한령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오염산업, 즉 철강·시멘트·알루미늄 제련·석탄 등 업종에 집중돼 이들 산업에서 대대적인 감산이 이뤄지고 있다.

철강산업이 대표적이다. 감산령으로 올해 8월 중국 전국 조강생산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한 8323만9000톤에 그쳤다. 7월부터 두달째 감소세다.

원자재 시장 분석업체 S&P글로벌 플래츠는 9, 10월에도 중국 조강 생산량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올해 조강생산량을 지난해보다 낮출 예정이라며, 중국 조강생산량이 연간 감소세를 보이는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중국 전체 시멘트 생산력의 35%, 석유화학 생산력의 약 30~40%, 알루미늄 생산력의 7%가 영향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이는 중국 내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론 합금철 등 부원료 가격 상승까지 초래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국 내 페로실리콘(규소철), 실리코망간 등 가격이 지난 3분기에만 각각 87%, 58% 상승했다. 이는 결국엔 자동차 등 최종 완성품을 만드는 제조업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中생산자물가 상승률 10% 육박···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압박

실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올 들어 가파르게 치솟았다. 특히 5월 9%, 6월 8.8%, 7월 9%, 8월 9.5%까지 급등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9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무려 9.8%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수출대국이다. 중국의 탄소감축 정책에 따른 제조업 생산 단가 인상이 대외수출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1일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들이 원가 상승 압박을 대외 부문으로 일부 전가하는 양상으로 보이면서 연초 안정적이던 수출 물가가 하반기 들어 크게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을 세계에 수출한다는 의미다. 스탠더드차타드(SC) 은행에 따르면 중국 생산자물가와 미국 소비자물가의 상관계수는 0.6으로 높다.

반면 중국 당국의 물가 상승 경계감, 내수 회복세 부진 속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중국 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5월 1.3% 연중 고점을 찍은 후 6월 1.1%, 7월 1%, 8월 0.8%까지 둔화했다. 당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상한선(3%)과 거리가 멀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물가 급등에 따른 체제 불안을 경계하는 중국 당국이 향후 소비자물가 압력을 현실화할 경우 적극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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