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로비의혹 6차 방정식] 곽상도부터 박중훈까지 연루 의혹…공모 과정은 의문투성이

김정래·황재희·신동근 기자입력 : 2021-09-28 17:34
화천대유 로비에 與野 정치인 뒷배 역할 했나 화천대유 의혹, 법조·연예계 강타 공모 과정부터 의문투성인 사업자 선정 과정

[사진=연합뉴스]




대장동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정치인부터 연예인까지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을 시작으로 법조계, 부동산업계, 연예계 등으로 연관성이 확대되면서 수사대상과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천대유 로비에 與野 정치인 뒷배 역할 했나

화천대유 관계자들로부터 후원을 받은 정치인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치권이 화천대유의 방어막 역할을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들이 6년간 화천대유에서 직장생활을 한 뒤 퇴직금‧성과급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이 화천대유 관계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곽 의원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후원금을 받은 시기가 곽 의원의 아들이 근무했던 시기와 대장동개발 사업이 진행됐던 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곽 의원은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로부터 2016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00만원을 후원받았으며, 남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 모 회계사로부터 각각 500만원씩을 후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남 변호사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500만원을 추가로 후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500만원은 개인이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연간 최고액이다.

이와 함께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자인 남욱 변호사는 2008년 당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에게 1000만원 가량을 후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남 변호사는 2008년 3월에 300만원, 12월 200만원을 정 의원에게 후원했고, 2009년 5월에는 추가로 500만원을 후원했다.

정 의원은 이후 2009년 12월 열린 국회 상임위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장동개발 사업에 참여해 민간과 불필요한 경쟁을 하며 민간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곽 의원은 화천대유와의 연관성에 대해 연일 부정하고 있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저는 대장동개발 사업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고, 아들이 입사한 회사 화천대유와 관련해 국회의원 직무상 어떤 일도, 발언도 한 바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해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화천대유와 관련해 이름을 올린 정치인은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와 신영수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이 있다.

원 전 대표는 앞서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지난 7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까지 매월 9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 전 의원은 2010년 발생한 '대장동 비리 사건'에 직접 연루된 바 있다. 당시 신 의원의 친동생과 전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부장 등이 대장동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억원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의혹도 새롭게 제기된 상태다.

이 지사의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의 보좌관 이한성씨가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호의 대표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의 부지사 이화영, 이화영의 보좌관 이한성이라는 라인이 형성된다”며 “이제 서서히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의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지사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포럼 주최 ’개발이익환수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한성씨는)2004년인가 1년 정도 보좌관을 했다고 한다. 2004년은 제가 정치하지도 않을 때고, 2010년에 (성남)시장이 됐는데, 어떻게 이것을 엮느냐”며 “차라리 같은 국적, 같은 이씨라고 엮는 게 훨씬 빠를 거 같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화천대유가 평소 접대비와 기부금 등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사용했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권 로비 의혹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5~2020년 6년간 접대비로 15억5400여만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6600만원이었던 접대비는 2017년 1억3700만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고, 19대 대선이 있었던 2017년엔 2억7100만원에 달했다. 이후 2018년에는 3억원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3억7900만원, 지난해엔 3억9300만원 가량을 접대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이 16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직원 1인당 접대비로 연 2460만원, 월 200만원을 사용한 셈이다.

◆화천대유 의혹, 법조·연예계 강타

대장동개발 사업 특혜 의혹은 연예계까지 강타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6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5년 킨앤파트너스에서 291억원, 엠에스비티에서 60억원을 빌렸다고 밝혔다. 이 중 엠에스비티의 투자금이 영화배우 박중훈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박중훈이 지분율 100%로 최대주주인 일상실업은 2015~2016년 20억원, 2017년 54억원을 엠에스비티에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킨앤파트너스의 투자금 291억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측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화천대유 내 성균관대 라인인 최대주주 김만배 씨와 이성문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까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빌린 것으로 공시됐다.

이 대표는 2019년 회사로부터 26억8000만 원을 빌렸다가 갚았고 지난해엔 단기 대여금 명목으로 12억 원을 빌렸다. 경찰은 이들에게 회삿돈을 빌린 경위와 사용처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 이한성 대표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화천대유 감사 등을 지낸 이 씨를 불러 이 대표와 김 씨의 소명 내용이 맞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에서는 화천대유의 초호화 법률 고문단이 구성된 배경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부장 김경근)는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곽상도 의원 등을 고발한 사건들을 수사 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이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혁명당은 박영수 전 특검과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도 각각 뇌물수수죄와 사후수뢰죄로 고발했다. 박 전 특검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최근 화천대유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 전 대표는 직접 화천대유 고문으로 근무했다. 아울러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한 권순일 전 대법관도 공직자윤리법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또한 이 지사 고발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국철거민협의회(전철협)는 지난 24일 이 지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전철협은 대장동 개발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이 지사가 특정 개인에게 공영개발 이익금을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김씨와 이씨는 물론이고 천화동인 1~7호 주주들,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직원 4명,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관계자, 권 전 대법관, 박 전 특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원 전 대표, 곽 의원 아들, 이 지사 등을 무더기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발했다.

◆공모 과정부터 의문투성인 사업자 선정 과정

업체 선발을 위한 공모 과정부터 의문투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에는 3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했고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사업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자산관리사인 화천대유를 포함했는데 이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당시 제안서 평가 항목 중 ‘자산관리사 설립 및 운영계획 제출’ 항목에 20점을 배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은행 컨소시엄만 유일하게 화천대유를 포함해 가점 20점을 받은 데다, 화천대유는 사업 공고가 나오기 전인 2015년 2월 6일에 이미 설립돼 있었다. 이에 사전에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맞춰 계획된 사업이란 의혹도 나온다. 자산관리사 관련 가점을 컨소시엄 측에서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2015년 3월 26일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1조5000억원이 넘는 규모 대형 사업시행자가 선정됐다는 점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사업자 선정을 위한 검토 자료 분량만 상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화천대유는 15개 사업구역 중에서 5개 구역 토지를 수의계약 형태로 저렴한 가격에 받았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세 군데 업체 가운데 두 군데가 가점을 받지 않았다면 사실상 단독입찰“이며 ”성남도시공사가 초기에는 토지보상문제 등 사업을 주도하다 나중에는 빠졌는데 필지를 수의계약으로 넘겨줄 때까지 간섭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스크가 큰 대형 개발사업을 하면서 자금을 조달한 회사의 능력도, 출처도 검증하지 않고 이처럼 느슨하게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은 특정 세력의 압력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도 "합법, 불법을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다수의 (부동산 개발)프로젝트를 접했지만, 고위급 법조인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건 처음 봤고 화천대유 측만 가점을 획득한 것 등 이례적 사안들의 집합체라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이 사업 특혜 의혹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이 사업에 처음부터 관여하고 설계한 인물로 꼽힌다.

유 전 사장은 분당지역 한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으로 있던 2010년 이 지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일하던 그는 대장동 개발이 본격화된 2015년부터 2018년 사이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유 전 사장은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 참여한 한 심사 평가위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유 전 사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처음 설계했을 때 대장동 개발이 이 정도로 남을 거라고 예상을 못 했고, 이 상황(부동산값 폭등)을 누가 예측했겠는가"라고 말했다. 또한 "내부의 비판 목소리나 다른 제안을 보고 받은 적이 없다"며 "중요한 제안이라면 문서가 있을 텐데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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